자유로 연변에는 오전 일찍부터 3백여명의 실향민들이 나와 소떼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자유로 연변에 나온 실향민 신갑선 (辛甲善.67) 씨는 "고향인 황해도 백천을 떠나온 후 반세기를 고향만 그리며 지내왔다" 며 "저 소들과 함께 고향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이라며 아쉬워했다.
한준명 (韓俊明.75.경기도파주시금촌면) 씨도 "1.4후퇴때 고향인 평북 운산을 떠나온 이후 내 영혼은 아직 고향곁에 있다" 며 "죽기 전에 한번만이라도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면…" 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어두운 소식들만 들려오는 요즘 소떼의 북행뉴스는 국민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하고 남북관계에 대한 희망도 갖게 했다.
시민단체들도 "남북간 경색국면이 서서히 가시는 출발점" (전국연합) , "남북간의 장벽을 허무는 역사적 사건" (참여연대) 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6.25 전몰군경중앙회 정병욱 (鄭炳旭.48) 회장은 "방북도 좋고 소 보내기도 좋지만 하필 6.25를 앞두고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며 "화해 제스처에 앞서 전쟁포로송환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