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2세 고홍주씨 미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 내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한국계 2세이자 미 예일대 법대 교수며 이 대학 국제인권연구소 소장인 고홍주 (高洪株.44.미국명 해럴드 고) 씨가 미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로 내정됐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3일 보도했다.

'정치적 망명자의 아들' .워싱턴 포스트는 高씨를 이렇게 표현했다.

高교수의 부친은 지난 60년 주미 (駐美) 한국대사관 공사를 지낸 고광림 (高光林.89년 작고) 박사로 5.16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자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高교수는 헌법.국제법 분야 등에서 미국 법학계를 대표할 만한 인물로 지목돼 왔으며 부친의 영향인 듯 인권운동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 미국내 명망도 높다.

그는 하버드대와 영국의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80년에는 대법관 해리 블랙먼 밑에서 서기로 일했으며 28세때인 82년 조지워싱턴대 교수로 학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85년 미국 최고 명문가운데 하나인 예일대 법대 교수로 임명됐다.

그는 예일대에서 마이클 라이스먼 교수와 함께 뉴헤이븐 학파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꼽힌다.

그러나 워싱턴 일각에서는 高교수의 인권담당 차관보 내정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高교수는 클린턴 행정부의 쿠바 난민 처리와 아이티 사태 개입 등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 이름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高교수의 인권 분야에 대한 열정을 알고 있는 미국내 인권단체들은 "이제 원칙에 따라 인권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고 반기는 분위기다.

高교수의 가족은 미국내 유명한 교육자 집안이기도 하다.

선친과 모친 전혜성 (全惠星.69) 씨를 비롯, 4남2녀의 자녀들이 받은 박사학위만 모두 12개. 지난 86년 개최된 한 학술회의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가정교육 사례로 일반에 소개됐을 정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