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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자전거 교육장으로 달려간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17일 진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자전거 지도자 양성 과정’ 첫날 교육 모습. [사진=자전거21]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도로 몇 km, 보관대 몇 개를 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전거에 대한 생각부터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청소년수련관. 강의실을 꽉 매운 ‘학생’ 30여명은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이들은 사단법인 자전거21(오수보 사무총장)이 36번째로 마련한 ‘자전거 지도자 양성 과정’에 참가한 수강생들이다. 면면을 살펴보니 환경운동단체와 자전거동호회 회원 등 진주지역에서 의욕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운동가들이다. 30여 명의 수강생 중 특별한 학생 3명이 있었다. 이들은 진주시 공무원들로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 3일동안 진행되는 자전거 지도자 양성 과정에 참가했다.

인구 34만명의 진주시는 친환경 녹색교통 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공직자 자전거 이용의 날’을 만들어 매달 3일간 공무원들이 출퇴근하거나 짧은 거리 출장 때 자전거를 타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자전거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전문 공무원을 육성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전거 담당 공무원을 ‘자전거 지도자’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진주시는 지난 3월에도 자전거21이 마련한 지도자 양성 과정에 4명을 파견해 교육시켰다.

진주시에서 자전거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예산과 최수한 주사(7급)는 “진주시를 자전거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정책을 펼치는데 자전거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진 공무원이 필요함을 절감했다”며 “자전거21의 지도자 양성 과정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1998년 시작한 자전거21의 ‘지도자 양성 과정’은 올해까지 모두 850여명의 지도자를 배출했다. 이중에는 부천, 창원, 제주, 수원, 평택, 진해, 오산시 등 공무원도 포함되어 있다.

글/워크홀릭 노태운 기자 noh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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