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倭'는 일본 아니다…연대 설성경교수 "영산강에 '倭韓'존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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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고구려 광개토대왕 비문 등에 기록된 삼국시대 '왜 (倭)' 나라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일본이 아니라 한반도 영산강 유역에 존재했던 우리 민족국가 '왜한 (倭韓)' 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임나일본부 (任那日本府) 는 '고대 일본인들이 한반도 경영을 위해 세운 것' 이라는 일본 학자들의 주장과 달리 고구려와 백제에 밀려 일본으로 근거지를 옮긴 왜한의 고토회복 전초기지였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했다.

연세대 부설 국학연구원 설성경 (薛聖璟.국문학) 교수 연구팀은 오는 29일 이 연구원 주최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할 '한.일 국학갈등의 원천을 해체한다 - 한반도내 왜의 존재가능성을 중심으로' 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광개토대왕비와 '삼국사기' 등 각종 문헌과 비문에 빈번히 등장하는 왜는 고조선 준왕이 위만에게 패한 뒤 기원전 194년 한반도 서해안으로 내려와 세운 국가라는 것. 왜는 서기 500년까지 전라도 및 경상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고구려와 백제에 밀려 일본으로 본거지를 옮겼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그 근거로 '한서지리지' '삼국지 위지동이전' 등 초기 중국 정사와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 한.일 역사서에 나타난 왜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제시하고, 특히 전남 나주지방을 중심으로 한 영산강 유역에 존재하는 대형 고분 2백여점이 백제를 비롯한 삼국시대 어느 국가의 왕릉과도 다르며 고대 일본의 것과 닮았다는 점을 들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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