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샛별] 업타운, 업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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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업타운’은 한국 힙합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이름 중 하나다. 1990년대 중반, ‘힙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으며, 윤미래라는 걸출한 여성 래퍼를 탄생시킨 그룹이다. 멤버들의 마약 복용 혐의 등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접었던 ‘업타운’이 새 얼굴로 진용을 정비해 돌아왔다. 매니악·챈·스윙스 3명의 래퍼에 여성보컬 브라우니와 크리스피까지, 혼성 5인조로 재정비된 ‘업타운’은 최근 6집 ‘뉴 에라(New Era)’의 리패키지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멤버 2명을 영입해 5인조로 재탄생한 힙합그룹 ‘업타운’. 음역대도 넓어지고 음악이 화려해졌다 는 평이다. 왼쪽부터 스윙스, 크리스피, 매니악, 브라우니, 챈. [모브이엔티 제공]

새 멤버들은 12년간 ‘업타운’을 이끌어온 프로듀서 정연준씨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래퍼들 중 최고의 실력을 갖춘 사람들을 찾아헤맸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과 한국의 언더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자란 챈은 이미 미국에서 솔로앨범을 발표했고, 일본의 유명 힙합그룹 ‘엠플로(Mflo)’의 객원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매니악과 스윙스 역시 그간 여러 힙합팀에서 활동하며 무대를 익혔다. “세명 다 미국에서 자랐지만, 한국의 대표 힙합그룹인 ‘업타운’의 음악은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런 유명 팀의 멤버가 된다니, 영광스런 일이었죠.”(스윙스)

사람이 달라지니 당연히 음악도 바뀌었다. 특히 솔로로, 3인조 알앤비(R&B) 여성그룹으로 각자 데뷔를 준비하다 합류한 여성 멤버 브라우니와 크리스피의 영향이 컸다. “여성 멤버들이 합류하면서 음역대도 넓어지고 음악이 훨씬 화려해졌죠. 남자팬들도 쑥쑥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입니다.”(매니악) 타이틀곡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는 ‘업타운’의 이런 변화가 극적으로 드러난 노래. “정통힙합이라기보단 팝적인 요소가 강한, 대중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노래”라는 게 브라우니의 설명이다. 이번 앨범에는 6집 타이틀곡이었던 ‘흑기사’ 를 빠른 템포와 강한 사운드로 리믹스한 ‘원츄(Want you) 흑기사’ 등이 담겼다.

7월 3일, 24~25일에는 홍대 앞 ‘롤링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일단 “한국 최고 힙합그룹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목표지만, 더 나아가 세계무대 진출의 계획도 갖고 있다. 스윙스는 “다른 건 몰라도 우리의 실력이 힙합의 본고장에서 겨뤄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은 갖고 있다”며 “국내·국외를 떠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인정받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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