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북한 사설

10년 전 연평해전 승전의 결의로 북 도발 막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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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제1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지 10년을 맞아 해군은 어제 각급 부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특히 교전을 직접 담당했던 평택항의 제2함대사령부에선 해군본부 차원의 기념식을 열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결의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서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제1차 연평해전은 6·25전쟁 이후 남북 간 최초의 정규전으로 우리 해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해전”이라며 “제3의 연평해전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 핵실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특히 서해는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수시로 도발해온 현장이다. 실제로 북한은 1차 연평해전에 이어 2002년에도 2차 연평해전을 잇따라 도발했다. 최근 북한은 서해상에서 해안포 사격 훈련과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상륙작전 훈련 빈도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정 참모총장 말대로 북한의 도발 위험성을 결코 가볍게 보아선 안 될 시점인 것이다.

북한의 도발은 철저한 대비가 있을 때 억제될 수 있다. 해군의 1차 연평해전 10주년 행사를 주목하는 것은 우리의 도발 대비 태세가 충분한지 다시 한번 점검하려는 뜻에서다. 특히 1차 연평해전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3년 뒤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2차 연평해전에서 아군 피해가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비 태세를 재점검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2차 연평해전 당시 최고위층의 지나친 개입으로 우리 군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보았던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상희 국방부 장관 등 현 군 수뇌부가 “북한 도발을 현장에서 종결하라”고 전군에 지침을 내리는 등 단호한 도발 억제 의지를 밝힌 것은 적절했다. 우리 군의 철통 경계를 다시 한번 당부하며, 국방의 최전선에서 비상 근무 중인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우리 군의 승전 의지가 분명하고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만 북한이 쉽사리 도발할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도 우리 군의 결연한 승전 태세에 한마음으로 성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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