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성심껏 존중해야 회사도 잘 굴러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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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호 30면

요즘 같은 험난한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원칙은 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보내 온 질문 중에도 그런 종류가 많은데요. 최근 독자들이 보낸 질문에서 세 개를 골라 봤습니다.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13> 인사 관리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은

첫째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온 것입니다. “경영진이 승진이나 부서 이동 같은 인사 결정을 할 때 직원들이 그 이유를 알 권리가 있나요. 특히 자신들에게 불리한 인사 발령에 대해서요.”

둘째는 뉴욕이네요. “유능한 인재들에게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따분한 일을 맡길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셋째는 인도 수라트입니다. “일자리가 불안한 상사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조언해 주세요.”

각 질문자가 처한 구체적 상황이 있겠지만 그것은 접어 두죠. 세 질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을 존중하라는 것이죠. 당신이 오랜 경륜의 최고 경영자건, 새내기 직장인이건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공허하게 들릴진 모르겠습니다만 제 말뜻을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을 겁니다. 기업인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고민과 딜레마를 겪습니다. 어떤 일은 직관과 본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어떤 일은 그저 손을 놓고 잘되기만 바라게 됩니다.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확고한 원칙은 모든 직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고,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도덕적 관점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회사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듭니다. ‘윈-윈’이 되는 거죠.

스리랑카에서 온 첫째 질문을 살펴볼까요. 경영진이 중요한 인사 결정에 대해 직원들에게 설명해야 하느냐고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인사 결정에 대한 설명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알려 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A에게 부서 이동을 지시하면서 “A는 괜찮은 사람이고 우리도 그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A는 부서 간 아이디어의 공유라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B를 홍콩지사로 보낼 때 “B는 최고의 인재입니다. 회사에서 더욱 발전하려면 해외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한 설명은 직원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만들어 가는 수단이 됩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바라지 않는지 정확히 알게 되죠. 그러면 직원들은 거기에 맞춰 자기를 계발하고 적응하게 됩니다.

뉴욕의 둘째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분한 일을 해야 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고민이었죠. 직원들을 인간으로 존중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해답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평범한 일이라도 경영자로서 흥미와 의미를 부여할 방법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예컨대 작은 성공이나 개선이라도 찾아내 칭찬해 주세요. 평균 이상의 성과를 올린 직원에겐 보상을 해주세요. 변화를 위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세요. 브레인스토밍 모임을 정기적으로 할 수도 있겠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 직원을 영웅으로 떠받들 수도 있습니다.

인도에서 온 질문을 볼까요. 사형 집행일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심정을 그린 영화 ‘데드 맨 워킹’이 떠오릅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죠. 회사는 경비 절감을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물론 무능한 관리자들을 내보내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적이 썩 좋지 않다는 이유로 괜찮은 사람들도 나갈 수 있습니다.
나가는 이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단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죠. 사무실에만 파묻혀 있는 사람도 있고, 상사의 상사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다른 방법을 권합니다. 떠나는 상사를 만나 진지하게 대화해 보세요. 이 문제를 회피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 버리세요. 당신이 연민을 보여 준 만큼 당신의 팀은 잘 굴러갈 것입니다. 몇 년 뒤에는 당신의 품위와 인격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고 그들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당신이 혹시 직원들에게 의문을 갖더라도 이 두 가지 원칙은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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