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yle, my life] 하상백의 쉼터 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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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인터알리아’ 끓어오르는 구매욕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갤러리는 그 어떤 멀티숍보다 위험한 지역이다. 특히 갤러리 인터알리아(Interalia) 같은 곳이라면 더욱 더! 삼성동의 코엑스와 봉은사 사이에 위치한 갤러리 인터알리아는 국내외 핫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정말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전시를 알리는 오프닝 파티에 참석하면 한동안 보지 못했던 반가운 미술계 사람들도 만나고, 처음 만나지만 계속 만나고 싶어지는 아티스트와 격의 없는 대화도 나눌 수 있어서 내게는 정말 소중한 장소다.

칵테일바‘믹스’ 열정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클럽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질 때, 술 한잔 하고 싶은데 지루한 곳은 절대 싫을 때, 파티의 시작과 마지막을 맛있는 칵테일과 함께하고 싶을 때, 나는 주저 없이 이곳으로 향한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믹스(Mix)바. 올 때마다 ‘정말 칵테일을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정말 대접을 잘 해주는구나’ 감동한다. 주말 저녁 특별한 파티가 있을 때는 그 어떤 클럽보다도 흥겨운 음악이 넘치지만, 조용한 평일에는 한 편의 시 혹은 한 곡의 노래 같은 칵테일을 즐기며 조곤조곤 얘기꽃을 피우기에 딱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는 마티니 칵테일. 그중에서도 아주 얇게 썬 동그란 사과 조각을 띄워 장식한 애플마티니와 하트모양의 사과 혹은 장미를 장식한 로즈애플마티니는 한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무서운(!) 메뉴다.

멀티숍 ‘톰그레이하운드’ 모든 것을 다 구비한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규모의 백화점이 놓치기 쉬운 신선하고 흥미롭고 발칙한 아이템들을 구경할 수 있는 멀티숍도 매력적이다. 나는 도산공원 근처의 개성만점 편집매장 ‘톰그레이하운드(Tom Greyhound)’에 자주 간다. 여러 나라 패션디자이너들의 가장 핫하고 개성으로 똘똘 뭉친 제품들로 가득한 이곳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컨셉트로 꾸며진 인테리어만으로도 그 독특한 스타일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매일매일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입는 기본 스타일이 지겨워 한번 눈을 돌리고 싶을 때마다 나는 이곳으로 달려와 눈과 마음을 세탁한다. 독특한 컬러, 신기한 디테일, 그리고 창의적인 손길이 닿은 보물 같은 패션아이템들이 많은 사람들의 눈과 손을 타기 전에!

하상백 패션 브랜드 ‘by 하상배기’의디자이너.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의상을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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