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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신축확정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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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마포구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선정 과정은 정치논리가 춤추고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서울시가 94년 9월 처음으로 월드컵유치위원회 (위원장 具平會)에 개최도시 신청을 할 때 제시한 월드컵 주경기장은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보조경기장은 동대문운동장이었다.

시는 그러나 95년 5월말 유치위원회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보조경기장을 동대문운동장에서 뚝섬 돔구장 (건설예정) 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97년 6월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 李東燦) 는 돌연 잠실과 뚝섬의 백지화 및 축구전용구장 신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조순 (趙淳) 서울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 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趙시장은 같은 해 8월22일 태도를 1백80도 바꿔 전용구장 건설에 동의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시장사퇴를 불과 보름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10월 상암동이 전용구장 부지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이 방침은 올 2월3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경제난을 이유로 재검토를 지시하며 크게 흔들렸다.

이어 지난달 8일 김종필 (金鍾泌) 총리서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상암동구장 건설을 백지화하고 돌연 인천 문학경기장안을 내놓았다. 이 시기를 전후해 최기선 (崔箕善) 인천시장이 한나라당을 탈당, 여당에 입당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달 17일 월드컵 주경기장을 최종 결정하려 했으나 여론이 분분해 결정하지 못하다 결국 '서울시민이 원한다' 는 이유를 들어 재검토 지시 석달만에 주경기장을 상암동 부지로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서울 필승' 을 위한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김기봉 기자

〈kib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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