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날짜 마케팅’의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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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삼겹살 데이', 3월7일 '삼치 데이', 5월2일 '오리 데이' 또는 '오이 데이', 5월9일 '아구 데이', 매월11일 '면 데이' 또는 '갈치 데이'….

날을 정해 관련 상품을 할인하는 유통 업체들의 ‘데이 마케팅’은 기발하다. 밸런타인 데이(2월14일), 화이트데이(3월14일)나 빼빼로데이(11월11일) 같은 누구나 다 아는 전통적인 기념일은 이제 식상한가 보다. 다양한 ‘소비촉진형 기념일’들이 속속 새로 만들어진다. 다음달에도 기발한 기념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6월2일은 ‘유기농 데이’다. 유기농 농산물을 재배해 파는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유기농산물 프렌차이즈 가게들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쿱 생협의 친환경 유기농식품 브랜드 자연드림은 ‘유기농데이’를 맞아 내달 1일과 2일 전국의 50여개 매장에서 방울토마토, 오이, 두부등 친환경 유기농 상품을 최고 45%가량 할인하는 행사를 한다. 2만원 이상 사면 방울토마토 모종을, 6만2000원 이상 사면 유기농 백미도 준다.

경기 남부지역 생협들도 유기농데이 행사를 연다. 한살림, 수원생협, 바른생협, 두레생협 등은 30일 12시부터 16시까지 영통나비공원에서 천연비누 및 대안 생리대 만들기, 생산자와의 만남, 전래놀이, 시식행사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연다. 유기농산물 생산업체인 학사농장은 유기농데이를 기념, 1일 11시부터 18시까지 학사농장 상무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유기농 직거래 장터를 연다. ‘6ㆍ2데이 퀴즈왕 OX맞추기’, ‘친환경 감자 길게 깎기’, ‘친환경 과일 당도 맞추기’ 같은 게임을 통해 유기농 식품을 상품으로 주고 시식과 경매 행사도 벌인다.

2일이 지나갔다고 실망 마시라. 다른 데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6월6일은 육아데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기저귀와 베이비로션등 육아용품을 10~20% 할인 판매한다. 6월9일은 치아의 날. 여섯살(6)때 영구치(09)가 나온다고 해 치과 의료인들이 이날로 정했다. 앞니에서 여섯 번째에 있는 영구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치약 및 칫솔 인기상품 20~30%를 할인 판매한다. 11일은 매달 돌아오는 면데이와 갈치 데이. 갈치와 스파게티 면이 20% 할인된다.

이 밖에 기발한 데이 마케팅 사례는 많다.

▶1월19일 ‘핫데이’=날짜가 119를 연상시켜 ‘뜨거운 날’ 곧 찜질방을 가는 날.
▶5월 3일 '오삼데이'=오징어와 삼겹살 판매를 위한 날.
▶5월5일 '오겹살데이' = 어린이날 오겹살 파티를 해도 될 듯.
▶5월21일 '부부의 날'=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
▶7월5일 '추어탕 데이'=남원시가 처음으로 제정했다.
▶9월9일 '구구데이=닭고기 먹는 날.
▶11월 8일 '브래지어 데이'=브래지어 끈 모양의 11과 가슴 모양의 8을 본 땄다.
▶매달 3일 ‘삼각김밥 데이’=편의점들이 정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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