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균, 식품·약품제조 핵심… 상품화 성공하면 돈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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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산균이나 조미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종균 (種菌) 을 둘러싼 기업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종균을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에 따라 회사 운명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화학그룹인 독일 바스프사 (社)가 대상그룹 라이신 (동물성장 촉진제) 사업부문을 6억달러에 매입한 것도 따지고 보면 종균 때문이다.

라이신을 만들기위해서는 종균 개발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종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 십억 종류의 미생물중 하나. 이들 종균은 식품.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이다.

고추장.된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곰팡이와 맥주.빵을 만드는 효모, 요구르트.조미료를 만드는 세균 등도 종균의 일종. 종균으로 만드는 제품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상품화에 성공한 기업은 돈방석에 앉고 그렇지 못하면 값비싼 로열티를 주고 종균을 얻어써야 한다.

요구르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유산균 종균만 해도 국내 요구르트회사들은 대부분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 수입해 쓴다.

유산균 종균 수입액은 96년 2백억원, 97년 3백억원에서 올해는 4백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에 힘입어 유산균 제품은 요구르트.의약품.사료.폐수처리.정장제 (整腸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종균은 거의 대부분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야쿠르트가 2년 전 유산균 종균의 일종인 비피더스 균을 국산화한 것이 고작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당시 세계에서 6번째로 비피더스 균을 개발, 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는 아직 연간 8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중국.동남아지역에 개발된 종균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 균은 한국 어린이의 장 (腸)에서 추출한 것이어서 평소에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한국인 체질에 맞는 신토불이 '한국형' .유산균 종균은 이외에도 수 백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인체에 유익한 것은 비피더스를 비롯해 L카제이.불가리키스.에시도필러스.서모필러스 등 5~6 종류에 불과해 종균개발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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