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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드라마 속 그곳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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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프리미엄 전영기 기자

만화·영화·드라마 속 그곳으로…
낯선 도쿄,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속살’

도쿄 여행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그렇다면 그건 스스로의 뻔한 감성을 탓할 수밖에. 자칭 ‘문자와 얘기에 중독된’ 여행작가 정숙영(36·사진)씨의 ‘대책없이 기발한’ 궤적은 도쿄의 속살이 새삼스레 쫄깃함을 느끼게 한다.

시모키타에서 ‘나나’의 첫 공연의 설렘을느끼고, 에비스에선 일본판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쓰카사와 쓰쿠시의 첫 데이트장소를 돌아본 후 도쿄타워를 들러 오다기리 죠를 떠올린다. 아, 긴자에서 만화 ‘맛의 달인’의 흔적을 찾는 것도 잊으면 안 될 일! 이쯤 되면 눈치를 챘을 법도 하다. 짐작하듯 정씨는 만화·영화·드라마 속 이야기를 찾아 도쿄에 발자국을 남긴다. 남들 다 가는명소나 추천요리 따위는 안중에 없다. 여성들 관광의 백미라는 명품 거리도 고려대상이 아니다. 정씨가 엮은 『도쿄만담』은 그래서 다른 기행서와 색달라 보인다. “다양한 소재, 기발한 발상, 만화적 연출과 흡입력은 있으면서 늘어지지 않는 짧은 분량이라 부담이없죠.”
 
상상력이 톡톡 튀는, 좌충우돌 로케지 여행서『도쿄만담』 이 나온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당시 도쿄 가이드북을 만들고 있던 그녀는 도쿄 곳곳을 돌다가 문득 만화책과 드라마 속의 장소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작가 표현에 따르면 “주책없이 기시감(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드라마와만화의 감동이 짠하게 느껴졌다. 그저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 쌓이고 쌓여 책이 됐다는 것. “왜 로케지 여행이냐”고 묻자 곧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여행하는 도시를 이해하고 거침없이 느끼고 싶다면 그 안에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좋아하는 게 만화였고, 드라마와 영화다보니 로케지 여행은 내게 아주 자연스러웠죠. 특히 일본은 대중의 이야기를 문화로 만드는 나라입니다. 이야기는 어떤 나라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도구이고요.”
 
정씨는 사람들이 둘러보기 좋은 도쿄 로케지 여행의 두 가지 코스를 제안했다. 도쿄를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 지하철로 돌아보는 것이다. 그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가슴 벌렁거리는 여행이 될 것”이라면서 “단,일본의 후보정 기술에 너무 속지 말 것”을 주문했다.

프리미엄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도쿄의 서쪽*

*도쿄의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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