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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맛의 황금 비율은?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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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의 황금비율을 찾아라

가장 맛있는 소맥의 '황금 비율'은 얼마일까. 아쉽게도 정답은 없다. 보리소주'맥'을 생산하는 (주)선양의 홈페이지에는 소맥과 관련해 "소주와 맥주를 각각 45ml 섞어 만든다"고 돼 있다.

시중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비율(1대1)이다. 그만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비율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주 생산업체들도 한결같이 황금비율은 없다고 답했다.

소맥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비율이라고 할 수 있는 '하프-하프(맥주 반잔과 소주 반잔)'에 대해 소맥 애주가 김선호(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이렇게 말한다.

"맥주의 거품 속에 담긴 소주의 뒷맛을 느끼기 시작하면 '술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 것"이라고.

'1(소주) 대 3(맥주)'은 소맥을 싫어하는 여자들도 마실 만 하다. 소주잔에 맥주 따라 마시는 것처럼 섞은 표도 거의 나지 않는다. 물론 양도 소주 한 잔에 불과해 원샷이 가능하다.

'10(소주) - 10(맥주)'은 원샷하기엔 버겁지만 양폭처럼 주당에겐 딱 알맞는 비율이다. 회사원 김상한씨는 "폭탄주의 짜릿한 맛을 느끼려면 역시 10대10"이라며 "특히 빨리 끝내고 싶은 술자리에서는 효과 만점"이라고 설명했다.

소폭 애호가인 지역신문 발전위원회 조성호 위원장은 "비율은 중요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어 맛있게 마는 방법에 대해 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보통 소주를 먼저 따르고 맥주는 붓는데 나는 정반대입니다. 우선 맥주를 반잔 정도 따르는데 거품이 많이 일게 하지요. 그리고 소주 반잔 가량을 붓고 거품이 사라지기 전에 마셔야 소맥의 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소맥의 거품에 소주 맛이 깔려있어 더욱 짜릿하고 시원한 맛을 냅니다.

소맥이 발전한 변종은 없나?

양폭(양주 폭탄주)에는 '마빡주' '회오리주''수소폭탄주'처럼 수 십 가지가 넘는 변종이 있다. 그러나 소폭은 거의 없다. 맥주를 먼저 따르고 소주를 따른 후 다시 맥주를 따르는 '소주 샌드위치주'가 고작이다.

여기에 전남 함평군에서 복분자 술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별난 소맥이 있다. 일명 'T-팬티주'로 알려진 꽃부리주다. 집중을 요할 만큼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다.

우선 ▶맥주잔에 소주 반잔 정도를 담은 양주 스트레이트잔을 넣고 ▶양주잔 높이까지 맥주를 붓는다(소주와 섞이면 안 된다) ▶복분자 술을 남은 소주잔에 살짝 넘치도록 따른다(정확히 조준해서 넣어야 한다. 너무 많이 따르면 실패한다).

맥주와 복분자 와인의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맥주 표면에 가느다란 띠가 생기는데 보기에 따라 꽃부리 같기도 해 꽃부리주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짖꿎은 술꾼들이 T-팬티 모양을 닮았다며 여기저기 T-팬티주라고 소문을 낸 모양이다. [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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