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아세안 앵글로 아세안 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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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몬트리 토엠솜밧(태국), 타이 드림, 100X130㎝, 사진. [한·아세안센터 제공]

 세계의 시선이 아시아로 몰리는 시대라지만 우리 시선은 동북아나 멀어야 인도쯤에 머물러 있다. 브루나이·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은 가깝지만 오히려 먼 나라다.

이들 동남아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할 첫 걸음으로 시각 매체 중에서도 접근이 쉬운 사진과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린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작가 30명을 불러모은 ‘마그네틱 파워-한·아세안 현대사진 미디어아트’전이다. 올 3월 창립한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가 주최한다. 6월 초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에 즈음해 20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시내 전시장 9곳에서 전시를 연다.

참여 작가는 캄보디아 반디 라타나, 말레이시아 이이란, 미얀마 퓨몬 등 아세안 10개국별로 2명씩이다. 한국 작가로는 구동희·노순택·김옥선·이재이·정연두씨 등 10명이 참여한다. 아세안 작가 중 캄보디아의 반디 라타나는 전쟁으로 많은 기록이 소멸한 캄보디아의 사회 유산을 사진으로 담은 ‘자화상’ 시리즈를 내놓고, 말레이시아의 이이란은 이 나라의 전통을 상징하는 물소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대형 사진으로 나타낸 ‘케르보’ 연작을, 태국의 몬트리 토엠솜밧은 소수 인종을 상징하는 인물 10명을 찍은 초상화 시리즈를 각각 전시한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이재이씨는 서울 강북 지역 작가 스튜디오 제공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 다닌 대중목욕탕의 키치적 벽화에 주목했다. 백조가 떠다니는 한가로운 풍경,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대함 등을 타일에 그려넣은 사라져가는 목욕탕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이상현씨는 100분 짜리 영상 ‘조선왕조의 몰락’을 상영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 김유연씨는 “동남아 현실을 담은 사진과 미디어 아트가 자석이 끌어당기듯 공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작은 작가별로 삼청동 주변 리씨갤러리·김현주갤러리·갤러리진선·한벽원·선컨템포러리·도올, 대학로의 대안공간 정미소와 강남구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 등 9곳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무료. 02-2287-1115.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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