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여당 총무경선, 이인구·구천서·지대섭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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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집권당' 이 된 자민련에 두 가닥의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원내총무 경선과 국무조정실장을 향한 조부영 (趙富英) 전사무총장에 대한 지원 열기 때문이다.

이정무 (李廷武) 전총무가 건설교통장관으로 들어가면서 공석이 된 총무자리를 놓고 이인구 (李麟求.66.재선.대전대덕).구천서 (具天書.48.재선.청주상당).지대섭 (池大燮.55.초선.전국구) 의원이 한치 양보없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6일 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

초.재선 의원들의 기세가 워낙 드세자 한때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김현욱 (金顯煜.4선) 국회교육위원장.이긍규 (李肯珪.3선) 환경노동위원장 등 중진들은 중도포기해 버렸다.

이인구의원은 충남도지부장인 이원범 (李元範) 의원을 '선거본부장' 으로 두고 보수적인 당 풍토를 활용, 나이와 충남권세 (勢) 로 밀어붙이고 있다.

구천서의원은 수석부총무의 현직경험에 '젊음과 체력' 을 무기로 '준비된 총무론' 을 설파하고 있다.

호남출신 지대섭의원은 "호남에서 의원되기가 대권 4수한 김대중선생이 대통령되기 만큼 힘든 것" 이라며 1대1 '포섭작전' 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와중에 지역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오던 한호선 (韓灝鮮).이건개 (李健介) 의원 등 경기.강원지역 의원 8명이 'KK그룹' 을 결성, "이번 경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 고 끼어들어 이래저래 과열을 부추기는 양상. 자민련 분위기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열띤 총무경선이 벌어진 것은 집권당 원내총무의 위력을 서서히 실감하게 되면서 이 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급상승한 게 주요 요인이다.

한편 이런 내부 경쟁과는 달리 새 내각에 당사람을 밀기 위한 열기도 그에 못지 않은데, JP가 외부인물을 발탁하려고 하자 당에서는 JP총리에게 "이 자리만은 당쪽에서 차지해야 한다" 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은 과거 행정조정실장 자리가 장관급으로 격상된 곳이지만 단순한 자리높임 이상으로 중요해진 알짜배기 보직. 정부조직 개편으로 부총리제가 없어졌기에 실제로 차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와 외교통일 분야까지 조정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총리취임 전 JP는 국무조정실장 후보에 대해 "경제를 아는 장관급을 지낸 외부인사" 를 시사, 측근에서 추천한 정해주 전통산장관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자 당료들은 맏형격인 조부영 전사무총장을 강력히 천거했다.

전영기·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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