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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망측한 복서연습복, 헝그리정신의 산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복서 티를 내려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헝그리 정신' 의 계승일 뿐이다.”

연습때 긴 바지인 땀복 위에 반바지인 복싱 트렁크를 입는 복서들. 특히 일반인에게 많이 노출되는 길거리 로드워크땐 한결같이 이 복장을 고집해 눈길을 끈다.

“복서들은 해괴망측한 옷차림으로 너무 티를 낸다” 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복서들의 변명은 이렇다.

두개의 바지를 입으면 아랫배를 확실히 눌러줘 복부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 체중감량 때문에 땀복을 꼭 입어야 하지만 비닐 재질의 땀복은 많이 움직이면 가랑이 부분이 쉽게 닳아 떨어진다.

가난했던 초기 복서들은 땀복을 자주 바꿀 형편이 못돼 이런 스타일을 개발 (?) 한 것이다.

요즘은 땀복의 재질이 좋아져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신세대 복서들도 선배들의 헝그리 정신을 '전통' 으로 차려입고 '로키' 를 향해 달음박질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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