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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톱]KBS1 신TV문학관 '나는 집으로 간다'…영상·심리묘사 탁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영상미가 빼어난 작품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잡으려 조명으로 역광을 많이 사용했고 밤낚시 장면 등 곳곳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손질까지 했다.

연출자 김충길PD는 "특히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런 영상미에 묻혀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KBS1이 1일 밤10시30분 방송하는 '신TV 문학관 - 나는 집으로 간다' . 댐공사로 고향이 수몰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그린 드라마다.

촬영도 실제 수몰예정지구인 전남 장흥군 유치면에서 이뤄졌다.

이 드라마의 장면 하나하나에는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화면에 비치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저런 곳을 물속에 묻히게 해서는 안된다' 는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준다.

그러나 가끔 장면들이 이어지는 부분이 매끄럽지 않다.

이 때문에 극 전체를 관통하는 줄거리가 선뜻 와닿지 않고 주제도 선명하게 부각되지 않는 느낌이다.

'나는…' 은 송기숙의 소설 '당제 (堂祭)' 를 바탕으로 했다.

'당제' 는 수몰될 마을에서 한국전쟁 때 납북된 아들을 기다리는 노부부의 이야기. 여기에 수몰될 고향의 자연을 사진에 담아 어떻게든 수몰되지 않게 막아보려는 사진사에 관한 신문기사가 보태졌다.

그래서 주인공은 서울 변두리의 사진사 (김명곤) 이고, 물에 잠길 고향에서는 그의 큰아버지가 광주항쟁중 실종된 아들을 기다린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진전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소재가 된 사진사가 실제로 사진전을 열었을 때 찍은 것이다.

여기서는 사진전을 보러 온 수몰예정지구 고향사람들이 우울해하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TV카메라를 보고 신기한 표정을 짓는 바람에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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