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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성일씨, 영화 인생 40여 년 담은 책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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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나는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아요. 죽을 때까지 영화인입니다. 올바른 한국 영화 정신을 지닌 영화인으로 존재하고 싶습니다.” 영화배우 강신성일(72·사진)씨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책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알마·344쪽)에서 강조한 말이다.

‘톱스타 신성일이 당신께 드리는 열정과 로망’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인터뷰 작가 지승호씨가 강씨의 영화 인생 40여 년을 정리한 것이다. 강씨는 8일 오전 경북 영천시 괴연동의 자택인 ‘성일가’에서 안성기·박중훈 등 영화배우와 문화계 인사, 마을 주민 등 1300여 명을 초청해 출판기념회를 연다. 그는 한옥을 지어 지난해 5월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

강씨는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맨발의 청춘’‘아낌없이 주련다’‘만추’ 등 6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70년대 이후에는 영화 감독과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말 그대로 한국 영화계의 산 증인이다. 영화감독 박찬욱씨는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영화사는 물론 한국 현대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삶과 한국 영화사를 증언했다. 고교 시절 집안 어른이 빚을 지고 야반도주한 뒤 채권자들에게 폭행당했던 일, 대학 입시에 떨어진 뒤 서울 청계천에서 호떡 장사를 하며 꿈을 키웠던 일 등을 담았다.

그는 신상옥 감독과 일하던 이형표 기술감독의 추천으로 배우가 됐다. 이때 신 감독이 신성일(申星一)이란 예명을 지어줬다. ‘새로운 스타로서 넘버원이 되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성은 ‘새 신(新)’ 대신 신 감독의 ‘申’자를 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본명은 강신영이었다.

강씨는 “영천에 영화박물관을 만드는 게 평생 소원이자 마지막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강씨는 경북중·고교와 건국대 국문학과를 나와 영화배우의 길을 걸었다. 청룡영화상 인기상(1963~1973),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1968)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지난해 2월부터 사단법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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