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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구장 취소땐 어떻게 되나…스포츠도 국제신용 하락 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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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마포구상암동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은 정부와 서울시.월드컵 조직위원회.축구협회 등이 의견을 모아 불과 2주전 최종결정된 일이다.

그런 사안에 대해 대통령당선자가 한마디로 '백지화 검토지시' 를 내렸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월드컵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해말 주경기장 건설을 조건으로 서울을 개최도시 후보에 올려놓았을 때나 1월22일 주경기장 건설을 최종확정한 이후에도 인수위에서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

그래서 지난달 30일 국제축구연맹 (FIFA)에 서울을 포함한 10개 도시를 개최도시로 보고했다” 며 어리둥절해했다.

만일 대통령당선자의 지시대로 주경기장 건설을 백지화한다면 현실적으로 두가지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대안1 서울의 기존시설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서울시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을 보수하거나 LG가 신축할 뚝섬 돔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는 이미 여러차례 검토가 됐던 사안이다.

개막전을 치를 주경기장으로 잠실운동장을 사용할 경우 FIFA규정에 맞게 보수하려면 이 역시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안2 지금이라도 서울을 개최도시에서 제외하고 다른 도시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방법이다.

이는 서울이 계속 주경기장 건설에 난색을 표하자 일부에서 제기했던 방법으로 월드컵 조직위에서도 심각하게 고려했던 것. 즉 인천.수원.대구 등 개막전 구장규격에 맞는 축구장을 건설하는 도시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방법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취하든 국제스포츠계에서 망신을 면하기는 힘들 것 같다.

2002월드컵은 한국 단독개최가 아니라 일본과 공동개최다.

그렇지 않아도 일찌감치 개최도시를 확정하고 축구장 건설을 진행중인 일본에 비해 1년이상 준비가 늦은 한국이었다.

우여곡절끝에 정부와 월드컵 조직위.지자체가 합의해 도출한 결과도 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는 '신용없는' 나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해야 한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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