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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손자병법' 일본서 불티…실전활용 정보서적 쏠쏠한 재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난해 개인파산 7만건. 올해는 1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 지난해 완전실업률은 역대 최대치인 3.5%.폭삭 주저앉은 한국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겠지만 일본의 장기불황도 사실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일본 서점가에 쏟아져나온 신간서적들도 이 같은 사회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보다 경제적으로 돈을 운용하거나 절약하는 방법, 실직이 나에게 닥쳤을 때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방법 등을 일러 주는 실용서들이 즐비하다.

또한 정보 하나 하나를 바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내용이 막연한 한국의 실용서와 구분된다.

최근 발행된 '퇴직지원 핸드북' (정보센터출판국刊) 은 봉급생활자 입장에서 '퇴직의 모든 것' 을 집대성한 안내서. 출판사 관계자는 “3년 전 비슷한 책을 냈는데 5만부 가량 팔려나가 쏠쏠했다” 며 “그동안 바뀐 법률.제도를 반영해 전면 개정판으로 펴냈다” 고 말했다.

퇴직금.실업급여.연금.의료보험 등 퇴직에 따른 '돈의 변화' 가 상세히 설명돼 있다.

“회사에서 사직원을 요구하더라도 대뜸 써내지 말고 최대한 버텨라” “해고통고는 반드시 구두 아닌 문서로 받아 두어라” 등 퇴직 후 있을지 모를 법적 분쟁에 대비한 충고도 실려있다.

퇴직금을 현명하게 굴리는 방법, 재취업을 위한 기술습득 요령, 인재파견회사 등도 소개한다.

'차용금 매뉴얼' (다이아몬드사) 은 빚에 관한 지침서. IMF시대의 한국에도 빚더미에 올라 앉거나 반대로 빌려준 돈을 못 받아 애태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볼 때 참고할 부분이 많다.

이 책 역시 철저하게 소시민의 입장이 되어 1부에서는 신용카드 대출, 주택.차량담보 대출 등 갖가지 돈 빌리는 방법을 설명하고, 신문이나 전봇대에 흔히 보이는 '돈 쓰실 분' 광고의 위험성에도 주의를 돌린다.

2부는 빌린 돈을 갚을 때와 갚지 못하게 됐을 때의 대처방법. 상대와 교섭할 때의 현명한 자세, 기초법률지식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평범한 개인이 아닌 전문 사채업자.회사와 '투쟁' 할 때의 전술전략도 다루고 있다.

악덕 고리대금업자에게 걸렸을 때의 대응방법, 자취를 감춘 채무자를 추적하거나 법적으로 옭아매는 절차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3부에는 채권.채무관계로 애를 먹은 이들의 경험담도 실려 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금융관련 규제들이 대대적으로 철폐되는 금융빅뱅의 와중에 있다.

'빅뱅, 신투자전략' (도쿠마서점) '자산운용 빅뱅' (동양경제신보사) '해외금융상품 운용방법' (同文서원) 등은 빅뱅으로 달라진 제도들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기법들을 담고 있다.

외화예금.외국채.외국투자신탁.외국은행 이용법들이 소개됐다.

'머리 좋게 시티뱅크를 이용하는 방법' (光文社) 은 아예 미국 최대은행인 시티은행만 택해 이 은행의 금융상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맞벌이부부의 세금대책' 같은 신간은 연말세금공제.상속 때 맞벌이 부부가 최대한 절세 (節稅) 하는 요령을 담고 있으며 책 말미에는 이 부부가 이혼할 때의 세금대책도 친절히 (?) 설명해 놓았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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