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비자, 의류·가전등 수입품 외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IMF (국제통화기금) 한파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수입품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수입품 전문점이나 백화점등은 대폭 할인행사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전 업종에 걸쳐 매출은 수직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매장들이 규모를 줄이거나 철수하는가 하면 업종을 바꾸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의 류>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의 경우 수입브랜드인 에스쁘리.시슬리.베네통.리즈클레이본등이 지난 12월 30~50%의 세일을 실시했지만 대부분 매출이 뚝 떨어졌다.

시슬리의 경우 월평균 6천만~7천5백만원하던 매출이 4천8백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신세계에서도 오일릴리.막스마라.버버리등 수입 여성 브랜드의 총매출이 10월 28억9천여만원에서 12월에는 14억7천7백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수입브랜드인 브룩스브라더스 매장을 12월초 문닫은데 이어 1월중 안토니오후스코.세루티1881 등 3~4개 브랜드를 철수시키고 모두 국산브랜드로 대체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지난 12월중 마틴싯퐁.입생로랑.코즈니가 장을 닫았으며 몬타나.밀라션.세루티1881도 1월말까지만 영업하고 떠날 예정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환율급등과 매출감소로 의류 수입을 포기한 업체가 20곳이 넘는다” 며 “S인터내셔날등 제법 규모가 큰 업체들도 일부 품목을 포기할 정도” 라고 말했다.

<가 전>

롯데백화점 가전매장의 경우 12월 매출이 한달새 30~60%까지 떨어졌다.

GE냉장고는 9천7백만원에서 3천9백만원, AEG 세탁기는 6천만원에서 3천9백만원, 밀레 세탁기는 2천9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매출이 각각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대형 수입가전 매출도 10월 47억2천4백만원에서 12월에는 25억1천3백만원으로 줄었고, 미도파상계점.현대백화점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월풀의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를 공급하는 두산은 12월초부터 추가수입을 중단했고 미국 GE제품을 수입하던 백색가전도 새제품 수입을 미루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도 매출이 대폭 줄었다.

<자동차>

12월중 판매가 평소의 20~30%에도 못미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10월 1백48대, 11월에 1백28대가 팔렸으나 12월 판매는 고작 30대에 그쳤다.

사브는 10월 이전 월평균 20여대에서 12월에는 7대, 벤츠는 60~70대에서 20대로 급감했다.

포드는 12월중순부터 최고 29%의 파격적인 할인판매를 했지만 판매는 월평균 1백50대~2백대에 훨씬 못미치는 40대에 머물렀다.

GM 수입업체인 인치케이프는 12월 철수했다.

판매권을 인수한 GM코리아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하반기에나 수입 재개를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가 구>

수입가구 매출도 12월들어 평소에 비해 50~70%가 줄었으며 가구수입업체 대부분이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대만제 가구 이브린을 수입.판매하는 어드밴스통상의 경우 12월 매출이 전달에 비해 50%가 줄었다.

이태리.스페인.일본제 가구를 취급하는 칸타빌레도 60%가 줄었으며 연초 20개에 달하던 매장을 4개로 대폭 축소했다.

스위스.이태리제 가구 수입업체인 리젠시는 12월 들어 9개 매장 총매출이 2억원에 그치는등 월평균 매출이 70%가까이 줄어들자 수입을 중단했다.

리젠시 관계자는 “손님 발길이 아예 끊어진 상태” 라며 “가구 수입업체 대부분이 도산위기에 처해있다” 고 한숨을 쉬었다.

미도파상계점의 경우 칸타빌레.보이스.리젠시.에보니아등 6개 브랜드중 에보니아는 이미 철수했고 다른 브랜드들도 봄 상품구성 (MD) 개편 때 매장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양 주>

신세계 위스키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70만~1백만원어치씩 팔리던 양주가 12월들어 3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자 최근 진열대 절반을 줄이고 대신 국산민속주로 채웠다.

가자주류백화점 영업부 관계자는 “수입 주류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50%이상 감소했다” 고 말했다.

[화장품]

에스티로더와 클리니크.아라미스등을 수입 판매하는 ELCA한국 관계자는 “월평균 매출이 25~30%정도 줄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수입화장품 업체들은 영업실적이 부진한 부산.대전.광주등 지방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매장들을 올초 계약기간이 끝나는대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중·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