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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주흘산, 달려온 백두대간 숨돌린 쉼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길이 끝나는 곳에서 등산은 시작된다.' 근대 등산의 비조 (鼻祖) 로 일컬어지는 영국 산악인 알버트 프레드릭 머메리의 말이다.

파키스탄 낭가파르밧 (8천1백25m) 최초의 희생자였던 그는 머메리즘 (등로주의.등정이라는 결과보다 등반과정이나 어떠한 루트를 통해 올랐나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등산정신) 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경북 문경은 예부터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신라는 2세기에 하늘재 (계립령) 와 죽령을 뚫었고 조선시대에는 문경새재 (조령)가 열려 한양과 부산.경남 고성으로 가는 갈림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만큼 문경은 그 어느 마을보다도 '길의 역사' 를 보다듬고 있는 고장이다.

백두대간을 병풍 삼고 있는 문경에는 주흘산 (1천1백6m) 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들이 수없이 널려있다.

그중 진산이 주흘산이다.

주흘산행은 일반적으로 주흘관~혜국사~1075봉~정상~조곡관으로 내려오는 코스나 역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산행은 주흘산장휴게소부터 시작된다.

계곡길을 따라 20여분 들어서면 여궁폭포 (20m) 를 만난다.

폭포 상단부는 다리쉼하기에 적격이다.

여궁폭포에서 20여분을 오르면 혜국사다.

혜국사는 신라 문성왕8년 (847)에 보조국사가 창건한 비구니사찰. 가파른 길을 따라 주능선을 거쳐 1시간 남짓 오르면 1075봉이다.

1950년대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지금의 1075봉을 주흘산으로 알았었다.

그리고 1106봉은 주흘영봉으로 불리웠다.

그러나 60년대 프랑스 측량가가 측정한 후 지금의 주흘산 정상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산행중 만나는 안내판마다 주흘산 (1075봉) 과 주흘영봉 (1106봉) 이 일반지도와는 달리 표기돼 있다.

그래서 간혹 등산객들이 혼동한다.

1075봉에 오르면 남쪽 지곡리협곡 아래로 문경읍내가 샅샅이 내려다 보인다.

뒤편으로는 주흘산 정상이 가까이서 손짓한다.

1075봉에서 주흘산 정상까지는 약 50분이 소요된다.

주흘산 정상에서 사방을 휘돌아보는 파노라마는 일품이다.

월악산.만수봉.포암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을 들어올리고 있는 문수봉.대미산.황장봉산등의 멋들어진 자태가 피로를 가시게 한다.

주흘산 정상까지 산행하기 힘들면 1075봉에서 조곡관으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따라 하산하면 약 40분 단축된다.

나래를 펼친 학모습의 주흘산과 조령산을 갈라놓고 있는 조령천 계곡이 새재길이다.

새재길은 주흘관.조곡관.조령관으로 연결된다.

조곡관에서 주흘관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40분이면 충분하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입장료 어른 1천5백원, 중고생 8백원. 입장객들은 공원사무소에 있는 문경새재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산행후에는 문경온천 (경북문경시문경읍하리.0581 - 572 - 3333)에서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칼슘과 중탄산을 함유한 양질의 탄산천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용료 3천5백원.

▶교통편 = 동서울터미날 (02 - 446 - 8000)에서 점촌행 직통버스가 매일 오전 6시1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문경읍 (8천8백원) 과 점촌 (1만3백원) 까지는 각각 3시간과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문경시외버스터미널에서 1관문까지 시내버스가 오전 7시20분~오후 6시50분까지 하루 17회 운행된다.

5백원.

문경 =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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