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위성DMB 본방송 첫 전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 TU미디어 직원들이 1일 서울 성수동 방송센터에서 휴대전화를 통한 위성DMB 방송 전파를 송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언제 어디서나 TV를 볼 수 있는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의 상용 서비스가 1일 시작됐다. 위성DMB는 그간 별개로 여겨졌던 통신과 방송이 결합한 것으로,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대'를 열었다. 이날 오전 위성DMB방송업체인 TU미디어는 서울 성수동 방송센터에서 처음 상용전파를 쏘아올렸다. 위성DMB전파는 3만6000㎞ 떨어진 우주 공간에 떠 있는 TU미디어의 인공위성 '한별'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다가갔다. 지난해 상용방송을 시작한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위성DMB 방송이며, 휴대전화기를 통한 DMB 방송은 세계 처음이다.

◆ 이용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본방송 첫날 이용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상용방송 첫날 첫 가입자로 기록된 신미라(25.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화질도 좋고 콘텐트도 다양하다"며 "끊김 현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신씨는 "좋아하는 프로야구 경기를 빠뜨리지 않고 보기 위해 위성DMB 서비스를 선택했다"며 "종전에는 중요한 경기가 있으면 집을 나서기 전에 VTR로 예약녹화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MP3플레이어 대신 위성DMB폰으로 음악 오디오 방송을 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포털 사이트의 DMB동호회 회원인 'DMB좋아'(필명)씨는 사이트 게시판에 "지하철에서 휴대전화기로 TV를 보니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며 "화질도 선명하고 음질도 CD만큼 좋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네티즌 P씨는 "하루빨리 지상파 방송이 추가돼야 다양한 비디오 콘텐트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디오 방송은 기존의 라디오 방송보다 음질도 좋고 진행방식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파를 재전송하는 문제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오디오 콘텐트를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신상태가 나쁘다는 불만도 나왔다. 경남 진주의 B씨는 "부산시내에서는 차량용 DMB단말기의 수신상태가 좋았지만, 진주로 이동하자 수신율이 30% 가량으로 뚝 떨어졌고 끊김 현상도 잦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50대 이상 이용자는 화면이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50대 중반인 최모(자영업자)씨는 "화면이 작아서 그런지 오래 보자 눈이 침침해졌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우여곡절 끝에 위성DMB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아직 풀어야 할 문제점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는 것. 방송위원회가 지난달 지상파 재전송 여부를 TU미디어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합의에 맡기기로 했지만 해당 방송사 노동조합과 지역 방송사,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당초 계획보다 TU미디어가 채널 수를 대폭 줄인 것도 콘텐트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를 TU미디어가 재전송할 수 없다면 콘텐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위성DMB 판매방식에 대한 갈등으로 KTF와 LG텔레콤 고객들이 당분간 위성DM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갈등은 지난 3월 말 TU미디어와 방송위원회가 판매방식을 재판매에서 위탁판매로 바꾸기로 합의하는 바람에 빚어졌다. 독자적인 전산망으로 진행되는 재판매와 달리 위탁판매는 TU미디어가 제공하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 이로 인해 KTF와 LG텔레콤 관계자들은 "TU미디어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고객정보가 SK텔레콤 계열사인 TU미디어로 유출될 수 있다"며 "이런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TU미디어와 SK텔레콤을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70만~80만원대인 DMB폰의 가격도 장애다.

현재 삼성전자의 위성DMB폰은 80만원대, SK텔레텍 제품은 7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시험방송을 한 이후 위성DMB폰은 지난달 말 현재 모두 2만8000대가량 팔리는 데 그쳤다. TU미디어 서영길 사장은 "정보통신사업법으로 인해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힘든 만큼 제조업체를 상대로 가격인하를 요구하겠다"며 "상용방송이 시작된 데다 본격적으로 마케팅 활동까지 하게 되면 앞으로 단말기가 많이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장정훈 기자 <budd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