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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상 오부치 방한…일본, 한일관계 사전 정지 작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일본정계에서는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외상의 방한을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문제들이 걸려있는 데다 한국이 경제난에 처해 있기 때문에 자칫 감정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오부치 외상은 대선 이후 외국요인으로서는 처음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를 만남으로써 한.일관계의 긴밀함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이 33억달러에 달하는 긴급 대한 (對韓) 융자를 발표한 후이지만 일 외상으로서 직접 한국을 방문해 앞으로의 협조의사를 밝히는 '마음의 선물' 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부치외상은 이번 방한에서 대북문제와 한.일어업협정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한국정부와 보조를 맞춰 대북관계를 진행시키겠다고 누차 약속해 왔지만 하루라도 빨리 북.일국교정상화를 실현시키고 싶은 게 일 정부의 본심이다.

따라서 그는 金당선자를 만나 이러한 일본의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시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으로서 더 골치아픈 것은 한.일어업협정 문제다.

일본은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지기 전부터 새 협정체결을 서두르자고 제안해 왔으며, 한국이 어느 정도 양보하지 않을 경우 협정 파기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한국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 강경책으로 나올 경우 반일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일본측의 고민이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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