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없는 영화' 만든다…영국 BT사 98년 개발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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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머지않아 '필름 없는 영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영국 전화회사 브리티시 텔레콤 (BT) 은 내년초부터 디지털 신호를 이용한 영화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방식이 실용화되면 1891년 토머스 에디슨이 키네토스코프를 개발, 영화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이래 계속돼온 셀룰로이드 필름 영화시대는 끝이 난다.

디지털 영화의 원리는 이렇다.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영화를 촬영한 다음 이를 컴퓨터에 저장했다가 통신위성 등을 통해 세계 각국 영화 배급업자의 컴퓨터에 보낸다.

영화 배급업자는 영화관들의 요구에 따라 광케이블을 통해 디지털화된 영상.음성 정보를 보내고, 영화관에서는 디지털 영사기를 사용해 영화를 상영한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는 화상 (畵像) 이 셀룰로이드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보다 선명하면서도 제작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영화 '스타워스' 를 감독한 미국인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는 '스타워스' 3부작 제2부를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할 계획인데, 제작 비용을 40%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영화 출현은 배급업자가 우위에 있던 영화시장이 제작자 우위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제작자들이 배급업자들을 거치지 않고도 컴퓨터를 이용해 세계 각국 영화시장과 직접 연결, 배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 = 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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