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90% "자녀에 노후 부양 기대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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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노후에 자녀가 부양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구인회 교수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기준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전국 성인 남녀 1015여 명을 설문조사한 것이다.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노인 부양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달랐다. ‘현재 나이 든 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자녀’라고 답변이 58.4%로 가장 많았고 ‘스스로 부양’은 30%에 불과했다. 11.5%는 정부와 사회가 맡아야 한다고 답했다. 저소득층 노인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월등히 많았다.


따로 사는 부모에게 월 20만원 미만의 용돈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구 교수는 “노인들이 주민등록상 자녀의 존재 때문에 실제로는 빈곤한데도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의 부모 부양이 당연하다는 의식이 약화하고 있는 만큼 기초생활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보건사회연구원 여유진 부연구위원은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빈곤 사각지대’ 계층이 182만 명에 달한다”며 “부양의무자가 부양 능력이 없다고 보는 월 소득 기준을 최저생계비의 130%에서 150~180%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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