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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후보 득표전…"한표 열풍" 칼바람 추위 녹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이인제 (李仁濟) 국민신당 후보는 2일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거리유세를 벌였다.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후보는 유세 대신 방송프로 제작에 집중했다.

전날 (1일) 밤의 첫 TV합동토론회에서 거친 대결을 벌인 탓인지 세 후보의 혀는 어느 때보다 매웠다.

◇ 한나라당 = 이회창후보는 조순 (趙淳) 총재와 함께 강원도강릉에서 첫 지방 거리유세에 나섰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매서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몰려 나와 "이회창, 조순" 을 연호했다.

趙총재는 강릉이 고향. 오죽헌에 참배를 마친 李후보는 주문진시장과 석남동 번화가로 장소를 옮겨 '李 - 趙 콤비' 를 과시했다.

민주계 김명윤 (金命潤) 고문도 줄곧 동행. 李후보는 "지금 배에 구멍이 나 배가 가라앉고 있다.

그런데 지금 누가 배에 구멍을 뚫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3金정치다.

먼저 배가 뜨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 며 야권의 경제책임론을 반박했다.

또 "야당은 5.18학살주범이라고 공격했던 사람에게서 돈 받아먹고 정치를 하지 않았느냐" 며 김대중후보를 겨냥한 뒤, "나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화려하게 하지도 않지만 한번 한 말은 끝까지 지키며 고개 숙여 국민을 떠받치겠다" 는 말로 이인제후보를 꼬집었다.

그는 "이제 강원도가 정권을 창출한 자랑스런 땅이 돼 주기를 바란다" 며 '강원도 자존심' 을 자극하기도 했다.

강릉 = 김현기 기자

◇ 국민회의 = 김대중 (金大中) 후보는 여의도 공동선대회의 사무실에서 1백70개 대선공약 발표회를 가졌다.

그는 "무책임.무능 정권이 들어서면 국민이 피해를 본다는 값비싼 교훈을 국가부도사태를 통해 배우고 있다" 며 "제1야당 총재로서 범야권 단일후보로서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다고 했다.

"IMF 비상체제에 따라 공약사항을 재조정했다" 며 '책임있는 태도' 를 강조했다.

오후엔 방송유세 녹화차 특별히 고안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로 향했다.

'깜짝 놀랄 장면' 을 만들고 있다는 것. 후보의 '정적인' 움직임에 비해 국민회의.자민련측의 선거운동은 '동적' 이고 활발했다.

김종필 (金鍾泌) 선대회의 의장은 충북 제천.충주.음성 유세에서 "이회창후보가 나라를 거덜낸 금융실명제의 제안자" 라며 "경제난 책임을 지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고 소리를 높였다.

金후보 특사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IMF이사회의 정식승인 전이라도 한국을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천명했다" 고 밝혔다.

전영기 기자

◇ 국민신당 = 이인제 (李仁濟) 후보는 부산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대학교.사찰.상가.역등지를 버스와 지하철로 돌면서 병역문제.경제위기.특권층 비리등을 거론했다.

한나라당은 "집을 무너지게 한 썩은 나무" 로, 이회창후보는 "권리만 챙겨 나라를 궁지에 빠뜨린 특권층" 으로 규정했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 대해선 "급박한 외환위기 속에서 점보 비행기를 빌려 APEC에 참석했다" 고 매도했다.

서석재 (徐錫宰) 최고위원의 안내로 양산 통도사를 방문한 李후보는 법회 중이던 불자 1천여명에게 "멀쩡하던 집이 목재가 썩어 무너졌는데 썩은 나무로 다시 집을 지을 수 없다" 며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부산대학교 앞 가두유세에서는 더 직설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연단과 마이크를 갖춘 개조트럭 위에서 "박정희대통령 시절 유정회 의원이었던 한나라당 김윤환의원은 이른바 킹 메이커로 생존한 인물" 이라며 "3김 청산을 주장하는 이회창후보는 3김 밑에서 단물을 빼먹은 사람들 위에 엎혀 있다" 고 주장했다.

부산 =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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