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심사평…밀도 있는 구성 서정성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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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응모된 작품을 일독하면서 다음 두가지를 적시해 둘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우선 시조의 형식에 관해서다.

장시조를 제외한 평시조의 형식은 ①초.중.종장의 삼장으로 구성되고 ②각 장은 네 걸음, ③종장 첫구는 3자 둘째구는 5자 이상이라는 점이다.

한 걸음은 2자 일 수도 있다.

물론 3~4자가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설익은 관념어나 한자의 남발, 고어투의 낡은 기법을 쓰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오래된 이 이야기를 새롭게 들먹이는 이유는 적지 않은 작품이 형식에서 어긋나거나 고답적인 내용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었다.

시조는 우선 시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보다 참신하고 새로운 감각의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단상' 은 생활의 밑바닥 현실에서 소재를 취했음에도 밀도있는 구성과 주지적 성찰이 엿보이는 수작이며, '꽃가루' 는 참신한 발상인듯 하나 이미 현대시에서 봄을 전쟁으로 보는 시각을 나타냈었다.

'코스모스 연가' 는 가락과 아울러 서정성이 돋보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벽' '가을 속에 앉아서' '청정' 은 각기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주목 되었다.

각각 주제의식의 명료성, 삶의 깊이의 문제, 시적 대상과 삶의 조화 등에 유의한다면 더 견실한 작품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윤실.박근구.김승봉.이수경.임상태.홍성범.배기웅씨의 작품이 마지막까지 거론 되었다.

〈심사위원 : 조오현·이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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