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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계철학자대회 대비 국내학계 잇따라 학술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오는 2001년 8월 서울에서는 21세기를 맞이하는 동.서양 사상가들의 대대적인 만남이 이뤄진다.

바로 서울 세계철학자대회.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정기 대회는 2000년 터키에서 예정되어 있지만 21세기 동서양의 사상적 접속을 모색하기 위해 따로 마련한 자리이다.

이에 대비해 한국철학계가 동서철학의 융합을 모색하는 학술회의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철학연구회 (회장 엄정식) 는 서울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자연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동서철학의 융합' 을 주제로 22일 서울대 박물관에서 가을학술발표회를 갖는다.

'유기체적 자연관과 동서철학의 융합가능성' 이라는 제목으로 기조발표를 하는 송영배 교수 (서울대.철학) 는 동서양의 자연관에서 나타나는 쟁점을 정리한다.

송교수는 자연을 개발대상으로만 여겨 위기를 맞은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자연을 늘 변화하는 생명적 유기체로 파악하는 도덕적 형이상학이 인륜과 자연을 관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차이가 새로운 윤리정립에 어떤 메시지를 줄지 음미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학연구회와 더불어 전국적인 철학연구단체인 한국철학회 (회장 이영호) 도 비슷한 취지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석학을 초청해 강좌를 연다.

지난 13일 김태길 서울대 명예교수의 '공자사상과 현대사회' 이라는 제목의 제1회 '다산기념철학강좌' 가 그것. 앞으로도 3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후3시 서울대 호암관 컨벤션센타에서 계속될 예정. 한국철학회는 내년부터 비유럽적 사유로 유럽의 이성주의를 비판한 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하는 미카엘 발처, 서양에 가장 잘 알려진 동양철학자 투밍웨이 등을 초청할 예정이며 그 내용을 책으로 출판해 세계철학계에 선보인다.

한국동양철학회 (회장 이강수) 도 20~21일 제1차 '고봉사상 국제학술대회' 를 갖고 주자학의 심화과정을 탐색한다.

조선조 사상의 독자적 전통을 체계화하려는 이 대회도 서양에 대한 우리의 대안을 찾는다는 취지에서 열린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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