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의 反 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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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총재측은 조순 (趙淳) 민주당총재진영과 연대를 타진.협상하면서 趙총재그룹과 이기택 (李基澤) 전총재의 민주당세력 양측에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李총재측이 상정하는 시나리오는 두가지. 민주당의 두 세력이 함께 李총재 손을 들어 주는 경우와 趙총재가 민주당세력과 결별하고 독자그룹만 데리고 합류하는 것이다.

물론 두 세력을 모두 포용하는 것이 1순위 목표다.

李총재 측근의원그룹에서는 두 세력을 다 잡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것 같으니 趙총재그룹만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섞여 있다.

두 세력이 다 오면 그것은 DJP와 비슷한 형태의 당대당 연합이 될 것이다.

趙총재는 민주당총재로 건재하면서 이회창지지를 선언하며, 양당은 '대선후 합당추진' 같은 것을 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DJP처럼 공동선대위를 구성할 수 있고 李전총재도 여기에 공동위원장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李총재측은 이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

한 핵심의원은 "민주당의 다섯 부총재중 이부영 (李富榮).조중연 (趙重衍) 의원은 친이인제파지만 강창성 (姜昌成).장경우 (張慶宇).하경근 (河璟根) 부총재는 친이회창파로 파악된다" 고 주장했다.

그는 "李전총재도 李총재에게 반감은 없는 것으로 안다" 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세력이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로 기울거나 아니면 중립을 지킬 경우 李총재측은 趙총재그룹과만 연대해도 대국민 효과에서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한다.

그럴 경우 趙총재 일행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한국당에 입당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李총재측은 趙총재에 대한 '자리보장' 을 섣불리 언급할 경우 명분론을 내세우는 趙총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봐 현단계에서는 이를 공개하는 것을 무척 꺼리고 있다.

협상역인 강재섭 (姜在涉) 의원은 "결코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

현재는 우리측이 명분과 공감대를 충분히 설명한 후 趙총재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趙총재영입에 대비해 적절한 수준의 예우책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측근들을 통해 趙총재측에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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