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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당 창당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민신당이 4일 출범했다.

창당및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엔 1만5천여명의 당원이 모여 열기를 뿜었다.

행사장 안에는 '세계는 젊고 강한 지도자를 원한다' 등의 수십가지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인제' 연호는 가득했다.

하지만 대회모습은 다른 정당의 그것과 똑같았다.

우리 정당사에는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은 일단 구두선 (口頭禪) 으로 끝났다.

대통령후보와 총재선출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됐다.

미리 지명된 대의원이 나와 구두로 추천하면 박수로 가결하는 그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이인제후보는 기자들에게 "시간이 없기 때문" 이라며 "내년부터는 잘 할것" 이라고 해명했다.

…대회의 절정은 역시 李후보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순간이었다.

이때까진 대의원 자격으로 단하에 있던 李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렸다.

당원들은 기립박수와 연호로 환호했다.

연단 좌우와 맞은 편의 대형 멀티비전은 李후보와 부인 김은숙 (金銀淑) 씨의 모습을 번갈아 비췄다.

金씨는 李후보와 나란히 앉지 않고 대의원들 틈에 끼어 있었다.

李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나는 오늘 이 암담한 어둠속에서 희망의 출구가 돼 새로 뛰는 한국을 만드는 기수가 되겠다" 고 외쳤다.

그는 'DJP연합' 을 "국민 기만행위" 라고 강력히 비난했으나 자신이 몸담았던 신한국당에 대해서는 공격하지 않았다.

그는 연설문이 저장된 노트북 컴퓨터를 연단에 놓고 연설해 관심을 끌었다.

대회후 그는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이만섭 (李萬燮) 전국회의장은 총재로 선출된 뒤 인사말을 통해 "김대중씨 집권을 반대하는 모든 국민은 3, 4등에 머무를 사람을 찍어 표를 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면 안된다" 고 말했다.

그는 "다른 당이 청와대가 우리당을 미는 것처럼 중상모략하고 있는데 청와대가 이인제후보를 밀었다면 그는 벌써 신한국당 후보가 돼 있을 것" 이라며 金대통령의 李후보 지원설은 낭설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 국민회의.조순 민주당후보는 대회장에 축하화환을 보냈다.

그러나 신한국당과 자민련에선 모른척 했다.

신한국당을 탈당, 李후보와 趙후보의 연대를 위해 노력중인 서석재 (徐錫宰) 의원도 축하화환을 보냈고 정부측에선 홍사덕 (洪思德) 정무제1장관이 대회에 참관했다.

대회전엔 가수 현철.주현미씨와 코미디언 김형곤씨등 연예인들이 연단에 나와 가요와 익살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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