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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전통 서부극 탈피한 뉴 시네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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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20면

TV 주말용 영화프로그램에 잊을만 하면 소개되는 명작이라 웬만한 시청자라면 몇번씩 봤을 터이지만 다시 봐도 늘 참신하고 유쾌한 영화. 서부를 무대로 하면서도 전통적인 웨스턴과는 다른 감각을 보여 '모던 서부극' 으로 분류된다.

영화사 교과서에는 데니스 호퍼의 '이지 라이더' 와 함께 뉴 아메리칸 시네마를 창도한 작품으로 수록돼 있기도 하다.

철도가 들어서고 주민들이 이미 안착해 버린 1890년대 미국의 서부. 버치 캐시디 (폴 뉴먼) 와 선댄스 키드 (로버트 레드포드) 라는 이름의 전설적인 2인조 갱은 은행과 기차를 터는 것으로 생활해 간다.

거기에 교사출신이면서 선댄스의 애인이자 버치의 친구인 애터 (캐서린 로스)가 이 짝패들을 연결시킨다.

버치가 애터를 자전거 앞에 태우고 마당을 돌 때 '내 머리에 비는 내리고' 라는 달콤한 주제가가 흘러나오는 낭만적인 장면과 두 사나이가 총알에 벌집이 되면서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의 정지화면이 대비되면서 영화의 효과는 상승된다.

감독을 맡은 조지 로이 힐은 브로드웨이와 방송 드라마 연출가 출신으로 이 영화가 여섯번째 작품. 영화현장에서 수업을 받지 않은 비현장출신이라는 면에서 당시의 지배적인 감독데뷔 방식과 차이가 있었고 이런 방식은 미국의 주류영화계에 새 기운을 불어넣었다.

영화가 공개된 시점이 베트남전쟁에 대한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때라 기존의 해피 엔딩 일색의 관행에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독립영화들을 대상으로 영화제를 창설하면서 자신이 이 영화에서 맡은 주인공 이름을 내 걸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에피소드. 바로 '선댄스영화제' 다.

이영기 기자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KBS1 밤10시35분 감독 : 조지 로이 힐주연 : 폴 뉴먼.로버트 레드포 드.캐서린 로스연도 : 19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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