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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이모저모] “끝나지 않길 바란 … 재미있는 10이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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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미국 언론이 한국-일본의 결승전에 감탄을 쏟아냈다. LA 타임스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운 속보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이었다”며 “다저스타디움에서 이제껏 열렸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을 10이닝”이라고 감탄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야구는 더 이상 미국의 것이 아니다”라며 아시아 야구의 수준 높은 경기에 찬사를 보냈다. SI는 또한 “약물과 불법, 개인화로 퇴색된 시대에 이 스포츠가 아직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두 팀의 경기였다”고 평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뉴욕 양키스 대 보스턴 레드삭스 라이벌전의 국가대표 버전”이라고 비유했다.

○…결승전 명승부에 걸맞지 않은 오락가락 판정은 옥에 티였다. 이날 주심은 메이저리그 베테랑 심판 데릴 커즌스(63·미국)였다. 그는 1회 봉중근이 스트라이크로 확신한 투구를 볼이라고 선언하는 ‘짠물 판정’을 내린 반면 3회 이와쿠마 히사시의 낮은 공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해 야유를 받았다. 아메리칸리그 심판 특성대로 바깥쪽 공에 엄격한 점은 일관됐으나 몸쪽 공은 모호한 판정이 잦았다. 2루심 론 쿨파(미국)도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도루 때 몇 차례 석연찮은 판정을 내렸다.

○…네티즌들은 한국이 연장까지 가며 일본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끝에 준우승에 머물자 각종 ‘징크스’를 찾아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1회 WBC부터 이번 대회까지 한국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으면 그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일본에 진다는 ‘태극기 징크스’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2라운드 승자전에서 이겨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고 ‘태극기 세리머니’를 한 후 순위결정전과 결승에서 일본에 내리 두 번을 졌다. 또한 결승전이 열리기 전 선수들의 병역 혜택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을 두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병역 혜택을 언급하면 진다’는 ‘입방정 징크스’를 거론하기도 했다.

○…일본 톱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신 일본 킬러’로 떠오른 봉중근(LG)에게 높은 평가를 내렸다. 주무기로 삼았던 직구가 칭찬 대상이다. 이치로는 24일 “봉중근의 직구 볼끝은 지저분하고 변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이번 WBC에서 일본전에만 세 차례 선발 등판했다.

○…결승전이 열린 다저스타디움에는 5만4846명이 찾아 역대 WBC 한 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 교민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국 선수들이 홈에서 경기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정도로 열렬히 응원했다. 한편 2회 WBC 총관중은 80만1408명으로 집계돼 2006년 1회 대회보다 6만여 명 증가했다. 이 중 이번 대회 다섯 차례 한·일전은 총 17만3529명의 관중을 동원해 전체 관중의 21.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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