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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反 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측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반 (反) DJP연대' 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의 반작용이다.

반DJP 세력은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신한국당의 비주류와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특히 그렇다.

이들의 입에선 "DJP에 대항할 단일후보를 내지 못하면 끝장난다" 는 말이 서슴없이 나온다.

그런 만큼 움직임이 부산하다.

당장 28일부터 반DJP연대 성사를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그것은 이회창 (李會昌) 총재 용퇴 추진운동이기도 하다.

李총재의 대선후보 사퇴없이 반DJP연대를 실현하기는 불가능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공세는 제법 먹혀드는 형국이다.

설마하던 DJP단일화가 현실화한 반면 李총재 지지율은 점진적 하락세에 있기 때문이다.

벌써 주류측 초선 의원들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李총재를 지지했던 몇몇 초선 의원들은 28일 "반DJP연대를 위해 李총재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고 말했다.

홍준표 (洪準杓).김문수 (金文洙).송훈석 (宋勳錫) 의원등이 그들이다.

이들을 포함한 17명의 초선 의원은 반DJP연대를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김덕룡 (金德龍).박찬종 (朴燦鍾) 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말을 했다.

"李총재 혼자만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李총재측 생각은 다르다.

반DJP연대를 하려면 李총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지원하는 후보이므로 3金정치 청산을 위한 반DJP연대의 중심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당내 비주류가 반DJP연대를 거론하는 것은 李총재를 몰아내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李전지사측은 이에 대해 반DJP연대를 성사시킬 자격은 李지사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지율이 그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한다.

李전지사는 29일 DJP단일화를 비판하고 반DJP의 선봉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조순 (趙淳) 민주당총재도 반DJP연대를 외친다.

그 때문에 李총재와 김덕룡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역시 자기중심을 고집한다.

그는 李총재가 낙마하면 신한국당이 자기를 대안으로 내세울지 모르며, 그럴 경우 반DJP연대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다.

후보들은 이렇듯 '나 아니면 안된다' 는 생각뿐이다.

때문에 반DJP연대 전망은 밝지 않다.

특히 李총재는 '용퇴' 니 '살신성인' 이니 하는 말에 코웃음치고 있다.

신한국당 반DJP연대 추진세력이 이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극적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선 반쪽짜리 반DJP연대도 상상할 수 있다.

'이회창 - 조순' 또는 '이인제 - 조순 - 신한국당 비주류' 연합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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