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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경쟁력이다] "의식주를 자연중심으로 바꿔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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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남상도 목사가 유기농으로 재배된 대파.양파 등을 만져보며 웃고 있다.

"농촌의 의식주를 모두 친환경으로 바꾸겠습니다."

한마음공동체 대표 남상도 목사의 각오다. 호남신학대를 졸업하고 1984년 장성 백운교회에 부임한 그는 농촌의 어려운 현실에 눈을 떴다. 농산물값이 폭락해 농가는 빚에 허덕이고, 농약과 비료의 남용으로 농촌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남 목사는 이를 개선하고자 생명공동체 운동에 나섰다. 유기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 농민과 소비자.환경 모두가 건강해지자는 운동이었다. 그는 소비자를 농촌으로 불러들여 건강 강좌를 열고 "진정한 행복은 건강에 있다"고 늘 강조한다.

두 딸을 둔 그는 96년 가을,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큰딸에게서 "학교 가기 싫어 죽겠다"는 말을 듣곤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 대신 대안학교인 경남 산청의 간디청소년학교에 보냈다. 큰딸은 요즘 한마음공동체 자연학교에서 강사로 일한다. 남 목사는 2000년부터 농촌의 의식주를 자연 중심으로 바꾸는 데 매달리고 있다.

자연학교로 사용할 폐교를 수리하면서도 내부 벽을 황토로 꾸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본성처럼 흙과 함께 살아야 건강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마음공동체는 친환경 황토건축사업부를 설치하고, 황토건축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고교 과정의 대안학교도 열 계획이다.

천연 염색 교실을 열고 자연 소재 색깔을 통해 은은하고 편안한 의복문화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누에치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여름에도 견사(누에고치 실로 짠 명주)로 된 내복바지를 입는다. 다른 면직류에 비해 몸속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다. 반신욕이 대중화된 것처럼 견사 의류가 각광받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다. 그래서 견사 의류 시장에 진출할 포부도 있다.

"오래전부터 반신욕이 건강에 좋은 것은 알았지만 정작 반신욕 제품을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견사 시장만은 절대 놓치지 않겠습니다." 그가 주창하는 생명공동체는 식(食)-유기 농산물, 의(衣)-견사 의류 및 천연 염색, 주(住)-황토 집이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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