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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Leisure] 칼럼니스트 조정연 추천 해외여행 3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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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하나 달랑 메고 128개 나라를 들쑤시고 다닌 여자 조정연(32). 이역만리에서 겪은 좌충우돌 실수담과 황당무계 경험담을 week&에서 격주로 전하는 '조정연의 세계일주'의 그 '조정연'이다. 그로부터 이번 여름 여자들이 다니기 좋은 외국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여기는 이래서 안 되고, 여기는 이래서 좋다"는 식의 수다가 한시간 넘게 이어졌다. 고르고 골라 겨우 세 곳을 추렸다.

*** 유럽과 아시아를 한번에 - 터키

올 여름 그리스 아테네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름 서울에서 출발하는 유럽행 항공기와 선박 예약은 이미 거의 마감됐다. 그래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아테네 대신 터키가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이스탄불에 머물며 아테네로 1박2일 올림픽 투어가 가능한 패키지 상품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스탄불은 굳이 올림픽을 들먹이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스탄불은 시끄럽고, 복잡하고, 활기가 넘친다. 오리엔탈 특급열차의 출발지로 번영을 누려온 상업도시며 베이징에서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종착지였고,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며 동서양의 십자로다. 그 모든 것에 더해 필자는 '관능적이고 요염한 매력을 품고 있는 도시'라고 하겠다.

그렇다. 이스탄불은 여인의 도시다. 무엇보다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이슬람 통념으로 인해 여성 여행객에겐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안전한 도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블루 모스크나, 역사적인 깊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성소피아 사원, 톱카프 궁전 등 이국적인 건축물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신화가 현실이 된 위대한 발견지 '트로이'로의 1박2일 투어도 놓칠 수 없다. 비록 처참한(?) 잔해만 굴러다녀 옛 영광을 되새기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나, 가짜 트로이 목마에 올라보거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가며 거닐다 보면 어느새 역사 속으로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젊은 배낭족이 넘치고, 차도르를 두른 얌전한 이슬람 여성과, 염색한 금발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대담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신식(?) 아가씨들의 묘한 대조를 구경하는 것도 이스탄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재미. 카펫 가게를 기웃대거나 나이트클럽에서 밸리 댄서에게 환호하며, 미로가 뒤엉킨 그랜드 바자에서 시시한 기념품 때문에 열 올리며 흥정을 벌이는 것도 즐거움이다.

*** 여행정보

6 ~ 8일 일정 추천. 왕복 항공료는 100만 ~ 120만원. 현지 호텔 1박당 50 ~ 80달러. 이스탄불과 그 주변만 볼 예정이라면 개별 여행이 저렴하다. 항공사=아시아나 항공(1588-8000.www.flyasiana.com), 터키 항공(02-777-7055.www.turkishairlines.co.kr), 싱가포르 항공 (02-755-1226.www.singaporeair.com/kr). 여행 정보는 터키피플(www.turkeypeople.com), 코렐리닷컴 (www.koreli.com), 터키 항공 홈페이지 참조.

*** 고즈넉한 히말라야의 유혹 - 네팔

히말라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산에 무지한 이를 위한 사전 설명. 히말라야는 중국.인도.파키스탄.네팔 등에 걸쳐 있는 총 길이 2400㎞의 거대한 산맥이다. '세계의 지붕' 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세계 최고봉이란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유명한 영봉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무더운 여름에 설산 이야기를 들으니 시원해서 좋기는 하지만 도대체 나랑 무슨 상관이냐, 이렇게 읖조리는 이를 위한 사전 당부. 히말라야는 전문 산악인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결정한 이는 역사상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북적이는 피서지에 염증이 났다면 고즈넉이 서 있는 산을 찾는 것도 훌륭한 선택일 수 있다. 어디선가 괴이한 미소를 흘리며 주술사가 나타날 것 같은, 영화에나 나옴직한 카트만두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질 수도 있고,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낮에는 코끼리를 타고, 밤에는 캠프 파이어를 즐기며 정글 속 리조트에서 꿈같은 밤을 보낼 수도 있는 네팔은 당신에게 또 다른 선택일 수 있다.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이자, 트레킹의 출발지이기도 한 환상적인 이상향 포카라에서는 줄줄이 늘어선 히말라야의 영봉들을 느긋이 바라보며 샹그릴라에 온 듯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하루쯤은 새벽에 일어나 사랑코트나 나갈코트 같은, 안나푸르나를 직접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일출과 함께 솟아나는 당신 가슴속 불덩이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히말라야 공격에 나선 한국 산악인들이 길을 잘 닦아(?) 놓은 덕에 한국인에 대한 대접도 남다른 네팔. 게다가 소박하고 순박한 그들의 미소는 '혼자'이고 '여성'이라는 여러분의 두려움을 단번에 씻어줄 것임을 보증한다.

*** 여행정보

로얄네팔 항공(02-756-2161.www.nepal.co.kr) 패키지 상품이 가장 적합하다. 풀 패키지 상품으로 2인 이상 출발이 가능하다. 5일 일정에 124만원, 8일 일정에 152만원. 여행 정보는 네팔관광청(www.nepal.or.kr) 참조.

*** 음식과 쇼핑의 천국 - 싱가포르

올 여름 여자들이 싱가포르에 가야 하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7월 31일까지 싱가포르 음식 축제가 열린다. 다음으로 7월 25일까지 브랜드 명품을 최고 70% 할인하는 싱가포르 대축제가 열린다.

싱가포르의 국시는 'Clean & Green City(깔끔한 정원도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의 '홍익인간'과 비교해 참으로 현실적(?)이고 실천의 과정과 평가가 간단한 목표다. 가진 것 없는 조그마한 도시국가가 엄청난 자원을 보유한 옆 나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고 내놓은 해결책은 첫째 인재를 키우고, 둘째 관광자원을 개발하며, 셋째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이 정책은 훌륭한 결과를 내놓았고, 그래서 우리는 싱가포르를 향한다.

싱가포르는 여성에게 분명 매력적인 도시다. 북미 어디쯤에 와 있는 것처럼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 미관이 그렇고, 세계 각국의 인종이 모여 사는 인터내셔널한 분위기가 그러하며, 갑자기 퍼붓는 스콜 속에서도 유유자적 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비를 피하는 차양을 도로마다 설치한 것도 그렇다. 작은 도시의 교통체증을 염려해 대중교통 이용을 최대한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국제 도시답게 다양한 먹거리가 저렴하게 마련된 것도, 여성스러움이 듬뿍 발휘된 아기자기한 관광명소도 발길을 잡는다. 치안이 완벽해 밤새도록 거리를 걸어도 안심할 수 있는 것도, 강가에 위치한 낭만적인 레스토랑과 다양한 인종이 모인 흥미진진한 바에서의 파티도, 저렴한 통신비와 널려 있는 면세 쇼핑점도 여자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매력 중 하나다.

*** 여행정보

싱가포르항공사의 2박3일 패키지 상품인 싱가포르 익스피어리언스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왕복 항공권.호텔 2박 및 조식.싱가포르 공항~호텔 왕복 교통권 등이 제공된다.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성수기에 59만9000원부터 71만2300원. 나머지 기간은 44만9000원부터 56만2000원까지. 3박 이상 투숙을 추가할 수 있다. 싱가포르 항공을 비롯해 팍스투어(02-541-9889), 다음 d&shop(02-6003-5393), 롯데관광(02-399-2300) 등 여러 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행 정보는 싱가포르 관광청(www.visitsingapore.or.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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