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담배 끊고 몸무게 느는 건 열량 소비 줄기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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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담배를 피우면 살이 찔까? 애연가 중에 금연을 꺼리는 이유로 체중 증가를 꼽는 사람이 꽤 있다. 과연 그럴까.

A: 통상 금연한 뒤 석 달쯤 지나면 절반 이상은 2~5㎏ 증가한다(물론 체중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다). 금연이 체중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금연하면 담배를 피울 때보다 칼로리 소모가 줄어든다. 담배를 피우면서 발생한 독성 발암물질이 체내에 흡입되는 순간 인체는 이를 분해하고 배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때 에너지가 소모된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는 셈이다. 그래서 초기 흡연자 중에 “담배를 피운 뒤 살이 좀 빠졌다”며 좋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물론 이런 체중감량 효과는 흡연 기간이 지속되면서 사라진다. 증가된 에너지 소모량에 인체가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다시 담배를 끊게 되면 한동안 독성물질 분해를 위해 사용됐던 칼로리가 몸에 남게 되면서 체중이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흡연을 시작했을 때처럼 석 달쯤 지나면 줄어든 기초대사량에 또다시 인체가 적응해 없어진다.

금연 후 살찌는 두 번째 원인은 껌·사탕·초콜릿 등 군것질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수시로 입에 담배를 물고 있던 습관을 하루아침에 없애지 못한 탓에 담배 대용품으로 군것질 거리를 찾는다.

금연 후 향상되는 미각·후각도 체중 증가에 한몫한다. 담배를 끊으면서 음식 맛을 제대로 느껴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체중 증가 없이 금연에 성공하는 법은 없을까. 일단 집·직장·주머니엔 항상 무가당 껌·은단·당근·오이·물·녹차·금연껌 등을 준비한다. 입이 심심할 때마다 애용한다. 이는 식욕을 달래는 데도 효과가 좋다. 또 줄어든 에너지 대사량만큼 매일 30분 정도 운동을 하자. 처음엔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더라도 일단 몸에 배면 담배만큼 운동을 찾는다. 운동에도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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