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검찰 김대중총재 비자금수사 유보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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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이회창총재 진영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국회 대표연설 직후 검찰 수사 유보 소식을 들은 李총재는 급히 일부 당직자및 측근 회의를 소집했다.

긴급회의 전 입장을 묻은 기자들에게 李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일단 두고보자" 고만 말했다.

총재실엔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이해구 (李海龜) 정책위의장.신경식 (辛卿植) 총재비서실장.이사철 (李思哲) 대변인과 김정수 (金正秀).강재섭 (姜在涉).변정일 (邊精一).하순봉 (河舜鳳).서상목 (徐相穆).김영일 (金榮馹) 의원등이 달려왔다.

회의에선 '검찰의 직무포기' '정치검찰' 이라는 비난이 마구 쏟아졌다.

강재섭.변정일의원은 "우리당은 김대중총재 부정축재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고발했는데 검찰은 조사도 해보지 않고 정치자금 문제로 단정, 수사를 포기했다" 고 비판했다.

서상목의원은 "金총재는 우리당의 고발 내용을 날조.조작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렇다면 수사를 통해 金총재의 억울함을 밝혀주는 것이 올바른 대통령선거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 아니냐" 며 "한심한 검찰" 이라고 매도했다.

李대변인과 김영일의원은 "검찰이 수사기술 문제를 내세워 대선전 수사 완결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우선 金총재가 노태우 (盧泰愚) 전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는 '20억원+α' 와 관련한 상업은행 발행 수표 한장과 金총재 처남 이상호씨 계좌중 하나만이라도 조사하면 누가 옳고 그른지 단 하루만에 판명될 것" 이라며 "수사기술을 탓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회의가 끝난뒤 姜총장은 "검찰은 이번 결정을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姜총장 인책론이 즉각 불거졌다.

"姜총장이 李총재를 위해 분투한 것은 분명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누를 끼쳤다" "처음부터 무리수를 뒀다" 는 등의 얘기가 나온다.

비주류는 냉담했다.

"李총재는 이제 끝났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도 李총재를 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주류는 李후보 용퇴론을 더욱 밀어붙일 태세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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