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대기오염원 오토바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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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동차 1천만대 돌파는 집집의 축복일지는 몰라도 맑은 대기를 보전하는데는 악몽이다.

마찬가지로 오토바이 2백50만대 돌파는 사용자의 만족을 축하하기에 앞서 대기오염의 새 악역이 탄생했음에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공해연구소가 분석한 '2륜차의 오염물질 배출량 조사' 를 보면 작은 오토바이가 큰 승용차보다 더 공기를 더럽히고 다닌다.

예를 들면 1백25㏄ 2기통짜리 오토바이가 내뿜는 탄화수소의 양은 1천5백㏄ 소형승용차의 40배 가까이 된다. 오토바이의 대기오염 기여도가 심상치 않게 높음을 알 수 있다.

오토바이에서 가장 오염도가 높게 나오는 탄화수소는 오존 발생에 큰 역할을 한다.

오존발생 경보제를 도입하고 있는 우리로선 이제는 오토바이의 반 (反) 공해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오토바이의 공해물질 배출이 많은 것은 승용차에 장착하는 3원 촉매장치, 즉 가스여과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작은 오토바이일수록 농도가 짙은 것은 2사이클 연소방식을 채택해 연료로 휘발유와 오일을 섞어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토바이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려면 오토바이 생산양식의 개선과 에너지 연소방식의 개량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국내 메이커나 수입처에 대해 이같은 오토바이 관리방식을 주지시킴으로써 대기오염 방지의 장기방향을 예고할 필요가 있다.

오토바이는 기동성과 편의성이 뛰어나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다는 점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공해문제 뿐만 아니라 소음과 폭주, 교통사고와 치기배 범죄 등의 분야에서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수요를 강제로 억제할 수는 없다.

단지 대수도 제대로 파악 안되는 50㏄ 이하의 소형오토바이는 짐 배달에 한해 자전거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구할 만하다.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프랑스 파리처럼 자동차 홀짝제 운행이 불가피해질지도 모른다.

그런 불편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기오염을 낮추는 정책을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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