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침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에는 국민회의의 핵심 지도부가 오전7시부터 1시간30분동안 구수회의를 열었다.
김대중 (金大中) 총재가 부산 방문에 나선 사이 사실상 당의 지도부가 다 모였다.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 김봉호 (金琫鎬) 지도위의장, 김영배 (金令培) 국회부의장, 이종찬 (李鍾贊).한광옥 (韓光玉) 부총재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국민 관심이 이제 DJ 비자금의 실제여부보다 신한국당의 자료수집 경위에 모아지고 있다" 는 자체 판단아래 신한국당의 공작정치 실태를 쟁점화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한국당이 발표한 일련의 폭로 경위에 대한 추적작업 경과보고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정보기관의 부이사관급 간부인 李아무개씨와 11명의 특별팀이 95년 노태우 (盧泰愚) 비자금 당시 작성된 기초자료를 비자금 보유쪽으로 덧칠하기 위해 동화은행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다니며 탐문작업을 벌였다" 고 주장했다.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연관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부 (副) 책임자가 아닌 최고 책임자가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과 6일 밤 회동했다는 제보를 재확인한 결과 사실임이 입증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국회 정보위등에서 이 책임자의 사퇴를 쟁점화하기로 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 책임자가 이번 일 외에도 모당 고위 간부를 만나 반 (反) 김대중총재 입장에 서도록 압력을 넣었다" 며 이것도 조만간 문제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공무원의 정치개입이 확인되면 형사처벌 할 수 있다" 고 으름장을 놓았다.
10일 낮 모의원이 관계자와 만나 확인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가 이처럼 사태를 공작정치 공방으로 '자신있게' 몰고 가려는 것은 신한국당이 김대중총재 공격에 급급하다보니 또다른 도덕성의 문제를 노출했으며 이를 쟁점화하면 충분히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지원 (朴智元) 총재특보는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도 민주당의 선거기밀을 절취하려는 공화당의 음모에서부터 시작됐다" 며 "신한국당이 金총재를 잡기 위해 국가 공권력을 불법 부당하게 사용한 것은 결국 李총재의 도덕성 시비로 이어질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