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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열성축구팬 이탈리아 원정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영국 축구 망나니들의 로마 침공을 막아라 - ' . 오는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98프랑스월드컵 예선 잉글랜드 - 이탈리아 축구경기를 앞두고 영국 국립범죄정보국 (NCIS) 은 지난 6일 축구 망나니 6백70여명이 로마행 비행기편을 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8만3천여명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경기엔 영국인 축구팬 9천여명이 관전할 것으로 예상돼 축구 망나니들이 사고를 일으킬 경우 이들까지 합세, 큰 불상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NCIS는 이번 경기를 관전할 영국인 축구팬들을 A.B.C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A그룹은 순수하게 경기참관이 목적인 사람들, B그룹은 소동이 일어났을 때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C그룹은 경기관전보다 소동을 일으키는 것이 주목적인 사람이다.

이중 C그룹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6백70여명이며, 그중에서도 열성분자는 60~70명으로 NCIS는 파악하고 있다.

영국 경찰은 이탈리아 경찰당국과 협력, B그룹과 C그룹을 집중 감시.관리하는 한편 소동이 일어났을 때 선량한 영국인 관객들을 이탈리아 경찰이 보호해주도록 요청했다.

시위진압에 거칠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90년 로마 월드컵 때는 호텔방에까지 들어가 예비검속을 벌여 죄없는 외국인들을 체포.구금함으로써 말썽을 빚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폭력조직들도 영국인들을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다.

영국인들은 축구장에서 자주 과격한 행동을 벌이며, 특히 영국팀이 외국에 나가 경기를 하면 응원목적으로 현지에 대거 원정, 행패를 부려 말썽을 빚고 있다.

한 예로 지난 85년 영국 리버풀에서 벌어진 영국과 이탈리아간 축구경기에선 양측 관중들이 충돌, 이탈리아인 39명이 사망하는 참극을 빚은 일도 있다.

런던 = 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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