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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 청소하셨나요] 피로 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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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 피로와 병적 피로=피로는 생리적 피로와 병적 피로로 분류된다. 이 중 생리적 피로는 건강한 사람도 흔히 경험하는 피로다. 전날 야근을 했거나, 심한 운동을 했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몰려온다. 비타민 B군 등 충분한 영양 공급과 휴식으로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병적 피로는 간질환·신장질환·당뇨병·갑상선 기능 장애·바이러스성 간염·결핵·빈혈·심장병·암 등 내과질환이 있거나 우울증·불안증·정신분열증·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정신과 질환이 원인이면 아침 기상 시 피로가 가장 심하다. 반면 내과질환에 의한 피로는 기상 후 점차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만성피로증후군, 특발성 만성피로, 섬유근통 증후군 등도 병적 피로에 속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소화기내과 최호순 교수는 “병적 피로라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고 병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며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해야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로와 간=피로가 밀려오면 “혹시 내 간에 이상이 있지 않나” 등 간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간에 이상이 생기면 과로한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아닌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진다.

다른 질환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쉽게 피곤해진다면 간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향이 교수는 “피로는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가장 흔한 증상”이나 “간질환의 정도가 심하거나 간기능 수치가 높다고 해서 피로가 더 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간염·간경화 등 만성 간질환을 지닌 사람은 간에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무독성의 요소로 잘 변환시키지 못해 체내에 암모니아가 쌓일 수 있다. 이때 피로·식욕부진·구토감 외에 심하면 혼수에 빠진다.

환자와 의사의 갈등 요인=피로를 느낀 당사자는 대부분 자신의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등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져서다. 반면 의사들은 피로가 너무 흔한 증상이어서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환자·의사 간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로가 심하거나 충분히 쉬어도 해소되지 않고, 피로 외에 체중 감소·발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며 “특별한 원인 없이 피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피로를 느끼기 시작한 지 1∼3개월 된 환자에게 의사들은 보통 ‘조금 더 지켜보자’(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을 때)고 권한다. 이렇게 안심을 시키는 것만으로 절반 이상의 환자는 피로에서 탈출한다.

원인 불명의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이라 부른다.

피로 해소법=충분히 쉬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피로 해소법이다.

영양제, 간 기능 개선제로 피로를 덜어내는 약물요법도 있다. 피로 해소를 돕는 대표 영양소는 비타민 B1·B2·B3·B5 등 비타민 B군이다. 음식으로 섭취한 3대 영양소(당분·지방·단백질)를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 비타민들이 조효소로 작용한다.

마그네슘·망간 등 미네랄의 섭취 부족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모발 검사 등을 통해 이 미네랄의 결핍 여부를 확인한 뒤 부족하면 보충해 주는 것이 ‘특효약’이 될 수 있다.

비타민 C·아연·셀레늄 등 유해(활성)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물질도 피로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몸안의 염증을 없애고 에너지 생성을 도와 피로를 풀어준다는 것. ‘삐콤씨’ ‘아로나민 골드’ ‘센트룸’ 등은 이런 영양소를 모아놓은 영양제 겸 피로 해소제다. 그러나 가능하면 영양제보다는 자연 식품을 통해 이들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육류·낙농제품에 풍부한 L-카르니틴, 육류·닭고기·생선 등에 많이 든 코엔자임 Q10, 인삼, 오가피 등도 활력을 높여 피로를 풀어주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링크류의 피로 해소 성분은 카페인이다. 드링크류를 마신 뒤의 ‘반짝 효과’는 주로 카페인 영향이다.

피로 해소, 간기능 개선제로 알려진 ‘우루사’는 우루소데옥시콜린(UDCA)이 주성분이다. UDCA는 담즙 성분의 일종이다. 지방음식 섭취 시 이를 분해하는 담즙 분비가 안 될 때 보충해 주면 효과적이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광민 교수는 “우루사는 간이 독소를 몸에 덜 해로운 물질로 바꿔 몸 밖으로 내보내는 해독작용을 돕는 약”이라며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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