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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상표만 잘 봐도 안속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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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주부 유모씨는 최근 큰맘 먹고 산 명품 가방의 수선을 맡기려다 낭패를 당했다. 명품 매장 직원이 "진품이 아니어서 수선해 줄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시중가보다 30% 싸게 판다는 말에 혹해 직영 매장이 아닌 곳에서 산 것이 화근이었다.

가짜 해외 명품이 넘쳐나고 있다. 소위 'A급 짝퉁'이라 불리는 모조품은 너무 정교해 여간 꼼꼼히 봐선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22일 의류산업협회 지적재산권 보호센터가 펴낸 진짜.가짜 구별법을 통해 식별법을 알아봤다.

◇상표에 비밀이 있다=상표만 잘 보면 진짜.가짜를 구분할 수 있다. 카르티에 시계의 경우 진짜는 로고의 글자 간격이 촘촘한 반면 가짜는 글자 간격이 넓다. 이 때문에 같은 상표지만 진짜에 비해 가짜의 상표 크기가 커 보인다. 베르사체는 상표의 가장자리에 흰색 테두리 선이 있는데 가짜는 이 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진품 엠프리오 아르마니는 상표 가운데 있는 독수리 모양 밑에 'GA'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반면 가짜는 GA 대신에 EA라고 적힌 경우가 있다. 아르마니 옷을 국내에서 구입했을 때는 세탁법 등 취급상 주의 사항을 적은 라벨이 이탈리어로 된 것과 한국어로 된 것 두개가 이중으로 붙어 있으나 가짜는 한국어 표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루이뷔통의 경우 'L'자와 'V'자 문양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진짜가 가짜에 비해 선이 가늘고 긴 편이다.

구찌는 상표의 위치로 구별할 수 있다. 진짜는 상표가 금속판 아래쪽에 새겨져 있는 반면 가짜는 금속판 가운데 부분에 새겨져 있다. 폴로 스웨터의 경우는 진짜는 광택이 나지 않는 실로 로고를 박음질하기 때문에 반짝이는 느낌이 없다. 샤넬 선글라스는 오른쪽 다리에 샤넬 마크가 있고 'C'가 둥근 모양이다.

◇마무리 처리가 다르다=일반적으로 마감 처리에서 진짜와 가짜의 차이가 난다. 루이뷔통 허리띠나 지갑은 모서리나 가죽 이음새를 박음질할 때 왁스를 먹인 특수 실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진짜는 바늘 땀이 균일하고 바느질이 깔끔한 느낌을 주는 반면 가짜는 바느질이 중간중간 끊긴 경우가 있다.

진짜 샤넬 구두의 경우는 뒤꿈치 윗부분의 마름질 형태가 'Y'자 모양인 데 반해 모조품은 마름질 형태가 'T'자다. 또 진짜는 뒷굽을 고정하는 못이 세개인 반면 가짜는 대부분 한개만 박혀 있다. 구찌 허리띠는 버클과 벨트를 연결하는 부분 안쪽에 연결 나사가 보이지 않아야 진짜다. 폴로 셔츠는 진짜는 단추를 꿰맨 실이 정확히 'X'자 모양으로 처리돼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외부 포장에 제조사인 화이자와 상표명인 비아그라가 이중으로 보이는 홀로그램이 부착돼 있다. 또 알약에 새겨진 문자의 인쇄 상태가 선명하고 약간 광택이 나면 진짜다. 관세청 홈페이지(www.customs.go.kr)에서 브랜드별 진짜.가짜 구별법을 더 상세히 볼 수 있다.

김영훈 기자

*** 루이뷔통, 2003년 적발 모조품 1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도용되는 외국 명품 브랜드는 루이뷔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품별로는 의류가 가장 모조품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의류산업협회 지적재산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된 모조품의 21%가 루이뷔통이었다. 적발된 물품수만 2000건이 넘는다. 2002년에도 루이뷔통 모조품이 가장 많이 적발됐고 2001년엔 아디다스, 2000년엔 폴로가 가짜 제조업자들의 주 표적이 됐다. 센터 측은 루이뷔통.샤넬.구찌.카르티에.폴로.나이키.아디다스.페르가모.프라다.롤렉스.비아그라 순으로 위조가 많다고 밝혔0다.

상품 종류별로는 의류가 전체 적발 건수의 40%를 차지해 명품 옷을 살 때 특히 가짜가 아닌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장신구류와 가방.시계 순으로 위조품이 많았다. 센터 관계자는 "위조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제품이 인기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며 "가짜 상품은 경찰서나 관세청 등으로 신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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