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오순도순… 세상밖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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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과 주부맘은 주중 자녀와 대면시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주말 전략이 요구된다. 자녀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고 있는 서경희씨 가족과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김령씨 가족(위부터).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워킹맘 vs 주부맘. 사뭇 다른 일상 만큼이나 이들의 주말 풍속도도 대조적이기 마련이다. 워킹맘 서경희(34·경기도 안산시)씨와 전업주부 김령(39·경기도 의정부시)씨 가족의 주말 일과를 전문가와 함께 따라가봤다.  

워킹맘 주말나기 전략
1. 주말엔 엄마아빠와 종일 함께 하는 날로.
2. 부족한 대면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말길.
3.‘패밀리데이’의 목표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4. 장거리 외출, 여행은 월 단위로 미리 계획을 세우세요.

주부맘 주말나기 전략
1. 한달에 한두번 ‘아빠와 자녀만’ 시간을 보내게.
2. 가족행사의 구체적 계획은 아이가 세우도록.
3. 등산, 나들이 등 온 가족이 함께 운동을.
4. 가끔은 스스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세요

:: 워킹맘 주말나기 "온가족이 함께하는 '패밀리데이' 정하세요"
 “집안의 소소한 일을 함께 하며 시간 보내요.” 초등학생 형제를 둔 직장인 서경희씨는주말시간에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편이다. 서씨는 “주중 아이들이 부족했던 엄마와의 대면시간을 충족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이들과 함께 마트를 가거나 책을 읽는 등 엄마 곁에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서씨가 즐겨 하는 주말 이벤트는 자녀들과 함께 요리하기. 그녀는 “아이들과 더불어 빵이나 쿠키를 만들다보면 ‘가족 미술시간’이 되기도 한다”며 “만드는 동안 주중 있었던 일에 대해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자녀경영연구소 최효찬 소장은 “토·일요일 중 하루를 ‘패밀리데이’로 정하라”고 권했다. 최 소장은 “맞벌이가정은 아빠 뿐 아니라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도 상당히 부족하다”며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이라는 대답이 많다”고 강조했다.

‘패밀리데이’의 목표는 ‘온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정한다. 조립장난감 만들기, 보드게임, 마트가서 장보기 등 굳이 멀리 안나가도 얼마든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 조무아 강사는 “매주하기 힘든 여행 및 체험학습 등은 월 단위·연단위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조강사는 “워킹맘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 즉흥적으로 어디를 떠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에게 필요한 체험학습이나 방문지는 대개 학년별로 정해져 있다”며 “방문해야 할 곳을 주욱 나열한 뒤 연간·월간 계획을 짜 분산하면 꼭 필요한 체험을 빠트릴 염려도 없고, 회사 일정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 주부맘 주말나기 “엄마의 재충전 시간이 필요해요”
 “야외로 나들이하며 기분전환해요.” 전업주부 김령씨는 주말이면 자녀와 야외활동에 나선다. 김씨는 “박물관·고궁을 들르거나 연극을 보기도 한다”며 “한달에 한두번은 외가·친가를 찾아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때론 집 근처의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가까운 산에 오르기도 한다. 김씨는 “주중에 아이들이 공부와 씨름하느라 쌓였을 답답함을 주말외출로 털어준다”면서 “실컷 놀고 귀가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차분하게 다시 공부할 마음을 다잡는다”고 귀띔했다.

 이안영 아동가족상담소 이안영 소장은 “주부맘의 자녀들은 엄마 의존도가 높다”며 “아이들에게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을 한가지씩 정해 직접 준비하도록 해보라”고 권했다. 예컨대 아이가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면 아이로 하여금 인터넷으로 극장 및 시간을 선택하고, 가족 전체 티켓을 예매하게 하는 식이다. 이 소장은 “가족행사를 자신이 구체적으로 정하는 책임을 맡게 되면 아이들은 훨씬 흥미를 느끼고 자신감도 쌓게 된다”며 “엄마가 정한 것을 수동적으로 따라할 때보다 독립심과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달에 한두번은 아빠와 자녀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최 소장은 “주부맘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주말 두세시간을 할애해 엄마없이 아빠와 등산 또는 운동을 하기만 해도 친밀도가 매우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이때 엄마는 혼자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최 소장은 “전업주부들은 질병에 비유하면 ‘만성자녀양육피로증후군’에 시달리는 상태”라며 “주말 몇 시간이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결과적으로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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