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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페레그림증권 인수 공방 법정다툼으로 비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동방페레그린증권의 인수문제로 촉발된 홍콩페레그린그룹과 성원그룹 계열 대한종합금융간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충돌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김&장과 삼정 (대한종금) , 세종 (페레그린) 등을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워 이번 사건 역시 국내유수 로펌의 자존심 건 한판 싸움이 될 전망이다.

홍콩 페레그린그룹 필립 토즈회장은 11일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방이 동페지분을 대한종금에 넘긴 것은 합작규정 위반" 이라면서 성원의 대주주 참여를 공식거부했다.

토즈회장은 "합작파트너를 바꿀 때엔 사전승인을 얻어야 하며 따라서 대한종금은 주주가 아니다" 고 못박았다.

그는 "한국에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차제에 새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한국내 몇몇곳과 이미 접촉중" 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종금은 이에 대해 이날 오후 법원과 검찰을 통해 발빠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동페측에 전달한 임시주총 소집요구가 거부되자 임시주총 개최를 강제집행해달라는 신청서를 이날 오후 서울민사지법에 제출했다.

대한종금은 이에 앞서 "페레그린의 앨런 머서 법률고문등 2명이 우리회사의 부실채권 규모등을 과장발표했다" 며 지난 9일 서울지검에 고소한데 이어 이날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신청까지 추가했다.

대한종금 송석상 부사장은 "업무수행 의지나 능력이 결여된다고 판단되는 경영진을 해임하고 새 임원을 세워 경영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요구했다" 고 밝혔다.

대한종금은 법원에 낸 신청서를 통해 "동페 일부 경영진들이 종업원들을 '국내파' '홍콩파' 등으로 분류해 인사.급여면에서 차별하는 바람에 사내갈등과 위화감을 조성했고, 미도파 인수합병 (M&A) 시도때 1백57억원의 주식매매손실을 입었으면서도 이를 회계상 은폐하는등 실책이 많았다" 고 주장했다.

대한종금측은 "페레그린쪽에 여러차례 협상제의를 보냈지만 우리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기자회견만 잇따라 법적대응밖에 딴 도리가 없었다" 고 맞서 이번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쪽 주장이 너무 팽팽해 이번 사태는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홍승일.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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