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준비하는 중국 공산당]上.15차 전당대회 현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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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2일 개막될 중국 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자대회 (15全大會) 를 앞두고 베이징 (北京) 은 팽팽한 긴장감에 싸여있다.

이번 당대회는 문자 그대로 21세기를 이끌고 갈 최고지도부 선출과 당정 (黨政) 개편, 국영기업 소유제 전환등 중국의 명운 (命運) 을 결정할 '중대한 사건' 이기 때문이다.

15전대회에서 다뤄질 주요 현안을 두차례에 걸쳐 점검해본다.

전국 각지및 각급 기관에서 선출된 2천48명의 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당대회는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 - 리펑 (李鵬) 총리를 축으로 하는 현 지도체제를 설계한 최고실력자 덩샤오핑 (鄧小平) 이 부재 (不在) 한 상황에서 21세기 중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부와 당정체제및 노선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중에서도 江주석의 지위및 입지강화 차원에서 단행될 인사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우선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개편을 비롯, 정치국원.중앙위원등이 상당폭 개편될 전망이다.

7인 정치국 상무위원중 올 83세의 고령인 서열 6위 류화칭 (劉華淸) 중앙군사위부주석이 퇴진하고 장완녠 (張萬年) 중앙군사위부주석이 이를 승계키로 지도부내 의견조정이 끝난 상태. 문제는 江주석 진영으로부터 퇴임압력을 받고 있는 서열 3위 차오스 (喬石) 전인대상무위원장이 정치국상무위원직을 유지하느냐 여부다.

江주석은 내년봄 임기가 만료되는 리펑 총리를 위해 喬위원장을 밀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喬위원장측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센데다 완리 (萬里).쑹런충 (宋任窮) 등 원로들 또한 권력핵심부 안정이란 차원에서 대폭적인 인사변동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아직까지 핵심부내 의견조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선 최고지도부 개편문제는 일단 덮어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물밑으로는 세력확대를 위한 각 정파간 물밑작업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현행 7인 상무위원을 9인으로의 확대개편 문제도 주요 현안. 폭주하는 업무의 효율적 관장을 위해 확대개편이 필요하다는 근거다.

그러나 당내에선 확대에 따른 인선문제로 불필요한 권력투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만일 확대쪽으로 가닥을 잡을 때는 덩샤오핑의 핵심측근 출신인 딩관건 (丁關根) 정치국원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유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江주석 핵심측근인 정칭훙 (曾慶紅) 중앙판공실주임이 정치국원으로 진입하면서 중앙서기처 서기로 발탁이 유력시되며 천시퉁 (陳希同) 전베이징시서기 수뢰사건 처리를 맡았던 웨이젠싱 (尉健行) 은 정치국원에서의 탈락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1백89명으로 구성돼 있는 중앙위원회는 3분의1의 위원이 교체되며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새롭게 진출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국무원쪽은 후임 총리에 주룽지 (朱鎔基) 수석부총리로 굳어진 상태. 어느 누구에게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꼿꼿한 성품으로 정적 (政敵) 들이 많다는 약점이 있으나 중국 경제를 소프트랜딩 (연착륙) 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국무원내 여성각료로서는 최고위직인 우이 (吳儀) 대외경제무역부장은 부총리 또는 국무위원으로 승진이 유력하고, 외교부장은 첸치천 (錢其琛) 부총리의 유임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錢외교부장이 교체될 경우 류화추 (劉華秋) 국무원외사판공실주임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베이징 = 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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