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살리기'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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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 소비 촉진 운동에 나선 광주 남구청 직원들이 17일 구내식당에서 점심으로 만두를 배식받고 있다. [광주=양광삼 기자]

"만두를 아이들 간식쯤으로만 알았는데 야들야들하고 담백한 맛이 점심식사로도 그만이네요."

17일 점심시간 전북 전주시 금암동 전북은행 21층 구내식당. 홍성주 행장을 비롯한 본점.관계사 직원 500여명이 식사를 하며 '만두 예찬론'을 펴고 있었다.

홍 행장은 "만두 파동으로 애꿎게 피해를 본 우량 만두업체들이 너무 안타까워 시식회를 열었다"며 "앞으로도 한달에 서너차례씩 이런 행사를 하며 만두와 친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두 업체를 살리자는 캠페인이 전국으로 메아리치고 있다. 일부 불량품 때문에 선의의 업체까지 모두 쓰러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병원.기업체.지자체 등이 곳곳에서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때를 맞춘 듯 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과 이마트 등 할인점들도 17일부터 불량 제품 혐의가 벗겨진 취영루.풀무원.삼포만두 등 3개사 제품에 대한 판매를 재개했다.

경기도 분당 신도시의 3대 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차병원.제생병원의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직원 등 100여명은 지난 16일 서현동의 '어랑 손만두집'에서 시식회를 열고 "만두는 의사들이 추천하는 웰빙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북도청의 불량 식품 단속요원 20여명은 지난 9일부터 만두 제조업체와 판매업소를 조사하면서 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 즉석에서 시식회를 열고 있다. 조만간 시식회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 "단속반원인 우리도 안심하고 먹는 식품"이란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도지사.법원장.지검장 등 전북도내 주요 기관장들의 모임인 '이화회'는 23일 임실군 오수 농공단지에 있는 만두공장으로 현장 체험 활동을 나간다. 한나절 동안 생산라인에서 만두 재료인 부추.배추 등 생야채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듬는 작업과 포장하는 일을 체험하면서 '만두가 안전한 먹거리'임을 홍보할 예정이다.

경북도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소비자단체 회원 등 200여명도 17일 낮 12시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만두 제조업체 ㈜호미곶식품 앞마당에서 '만두 먹기 캠페인'을 벌였다.

지역 내에 3개의 만두공장이 있는 전북 김제시의 시교육청은 48개 학교 1만여 학생들에게 점심으로 1~2주에 한번씩 만두국을 제공하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중소기업은행은 만두의 종류.가격.품질 등에 대한 정보를 7000여명의 직원에게 e-메일로 발송키로 했고, 현대건설은 다음주부터 새만금 방조제 간척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 250여명의 오전.오후 간식으로 만두를 제공키로 했다.

만두 제조업체인 담두식품 신동식 사장은 "지자체.기업 등에서 만두를 사주겠다는 전화가 하루 10건씩 오고 있다"며 "만두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식품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임실의 만두업체 D사는 17일 1, 2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200여명의 직원을 2주 일정으로 휴가를 보냈다. 만두 파동이 일면서 하루 300여만개씩 생산하던 만두의 출하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또 김제 Y식품은 생산량이 하루 30t에서 10t 이하로 줄고 재고량만 300t이 쌓였다.

전주.대구=장대석.홍권삼 기자<dsj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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