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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미한 대선정국 9월 전망]심상찮은 민주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신한국당 민주계가 수상하다.

우선 움직임이 아주 많아졌다.

연일 연쇄회동이다.

입도 거칠어졌다.

아슬아슬한 표현들이 거침없이 튀어 나온다.

그들 주변엔 먹구름같은 소문이 몰려 있다.

이러다간 무슨 사고라도 칠 것같은 분위기다.

연쇄모임의 주관자는 반 (反) 이회창노선의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 (徐錫宰).서청원 (徐淸源).김운환 (金운桓) 의원이다.

서석재의원은 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민주계 모임을 갖는다.

서청원.김찬우 (金燦于) 의원등 10명 안팎이 모인다.

徐의원은 지난달 27일에도 민주계 모임을 가졌다.

徐의원은 민주계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쪽이다.

향후 행보의 판단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서청원의원은 좀 다르다.

그는 뭔가 거사를 꾸미는 사람같다.

그는 주말을 이용, 민주계 인사들과 연쇄접촉을 했다.

모든 접촉은 잠행속에서 이뤄졌다.

기자들의 접근도 사절하고 있다.

들리는 얘기론 서청원의원이 가장 과격하다.

무서울게 없다는 식이다.

다음달 4일의 안양만안 보궐선거에서 신한국당이 패배하면 그는 뭔가 일을 벌일 것같다.

측근들에 따르면 그중 하나가 후보 교체론의 공론화다.

아직은 이인제경기지사 지지쪽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선택의 폭이 더 넓다는게 李대표에겐 위협적이다.

그의 민주계 연쇄회동은 그 준비를 위한 것이란다.

김운환의원도 31일 일부 야당인사들과 골프회동을 했다.

민주계 인사들과도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그는 두 徐의원과는 다소 입장이 다르다.

그는 분명한 이인제지사 지지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기에 회동이 지니는 파급력은 크지 않다.

이들의 행동에 결정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지난달 28일의 신한국당 인사다.

서청원.김운환의원을 비롯, 송천영 (宋千永) 전의원이 시도지부장에서 탈락됐다.

이들은 "李대표가 정권을 잡기도 전에 우리를 고사시키려 한다" 고 반발했다.

당 지도부도 이를 알고 지난달 30일 서청원.김운환의원을 당무위원에 추가 임명했다.

이들에 대한 무마가 시작된 것이다.

더불어 李대표가 대통합의 정치를 표방했다.

그것은 반발의 명분을 희석시키고 있다.

李대표가 얼마나 그들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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