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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탈 DJP행보' 를 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 총재가 '탈 (脫) DJP행보' 를 시사했다.

27일 있은 KBS토론회에서 "당내에 (야권) 후보단일화를 그만두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 답변했다.

그는 28일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단일화 협상이 깨질 수도 있는거냐는 거듭된 질문엔 "기다려 보라.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 고만 말했다.

아리송한 얘기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총재.김용환 (金龍煥) 자민련부총재의 목동회동이래 다져온 DJP후보단일화 분위기에 제동을 건 최초의 공식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 그랬을까. 무엇보다 '김대중총재로의 단일화' 가능성을 우려, 비판하는 당내의 목소리가 엄청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일화 협상위원장인 金부총재가 "당내 반발이 많이 있으며 부담이 된다" 고 실토할 정도다.

'협상깨기' 를 요구하는 당직자나 의원들은 "국민회의측과 협상테이블에 앉을 때마다 김종필총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대구.경북출신과 충청출신의 상당수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김대중총재 간판으론 16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수 없다" 고 걱정이 태산이다.

대구.경북출신의 한 의원은 "김대중총재로 단일화가 결정됐을 때 따라가지 않을 의원이 20명쯤 되더라" 고 말한다.

반 (反) 김대중총재 의원들은 "김종필총재가 낙선을 각오하고 자민련후보로 독자 출마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여권에서 흘리는 보수대연합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김종필총재가 'DJP단일화운동' 을 깰 것이라는 추측은 너무 성급하다.

JP의 한 핵심측근은 "자민련.국민회의의 공동정권이 수립되면 전반기 2년반은 김대중총재가, 후반기는 김종필총재가 나라를 이끌면서 내각제개헌을 이뤄낸다는 양측의 의견접근이 이미 있었다" 며 "이같은 합의를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만 만들어 지면 DJP단일화는 성공한다" 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결국 김종필총재의 '탈DJP행보 시사' 는 지지율하락.당내 갈등의 위기상황을 탈출하고 향후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정국변화에 운신의 폭을 넓힐 공간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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