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만족, 과시의 수단 내 스타일의 시작, 속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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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게스]

 패션업계에도 불황의 한파가 몰아쳤지만 고급 언더웨어 시장 만큼은 훈풍이 불고 있다. 2002년 국내 론칭한 ‘캘빈클라인 언더웨어’가 단기간에 연간 4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한 데 힘입어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

 지난해에는 ‘디젤’과 ‘제냐’가 각각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최근 진 캐주얼 브랜드 ‘게스’가 가세하면서 고급 브랜드 언더웨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속옷도 패션의 일부’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도 시장확대의 요인. 한 속옷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는 “속옷은 명품이라 하더라도 다른 패션 아이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값비싼 아우터를 걸치거나 백을 들지는 못하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속옷을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자기 만족을 느낄 수 있다”며 불황 속 고급 언더웨어 시장의 성장배경을 풀이했다.

게스·리바이스·버버리 등 스타일리시 언더웨어 경합
 게스 언더웨어는 진 브랜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섹시하고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보여 20~30대 남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로고를 활용해 시각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룩 굿(Look Good)’ 제품을 출시, 속옷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도록 한 것이 특징. 아우터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보여주고 싶은 속옷’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중가부터 고가 라인까지 두루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 속옷 매장을 찾은 회사원 김유선(29·여)씨는 “어떤 속옷을 입었느냐가 그날의 컨디션을 좌우하기도 한다. 나의 이미지와 맞는 브랜드의 속옷을 입은날은 기분도 좋고 한층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속옷의 기능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씨는 “언더웨어 역시 일반 의류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이미지가 구매에 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디가드·섹시쿠키·예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이너웨어 전문기업으로 뿌리내린 ‘좋은사람들’은 올해 ‘리바이스 언더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진 캐주얼 브랜드 언더웨어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 버버리와 돌체앤가바나,빅토리아 시크릿도 언더웨어를 론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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